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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재난지역 제외 울산 중구 ‘뿔났다’…정부 "기준 미달"

북구·울주군 지정…복잡한 셈법에 피해 큰 중구 빠져
박성민 중구청장, 주민·의회 ‘즉각 지정’ 강력 요구

(울산=뉴스1) 이상문 기자 | 2016-10-11 15:21 송고 | 2016-10-11 15:22 최종수정
박성민 중구청장(왼쪽)과 서경환 중구의회 의장(가운데)이 11일 오전 수해지역인 울산 중구 태화종합시장을 찾은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에게 특별재난지역 선포에서 제외된 점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고 즉각 선포를 건의하고 있다.2016.10.11/뉴스1 © News1 이상문 기자
박성민 중구청장(왼쪽)과 서경환 중구의회 의장(가운데)이 11일 오전 수해지역인 울산 중구 태화종합시장을 찾은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에게 특별재난지역 선포에서 제외된 점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고 즉각 선포를 건의하고 있다.2016.10.11/뉴스1 © News1 이상문 기자

제18호 태풍 ‘차바’로 인해 피해를 입은 울산시의 북구와 울주군이 10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가장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진 중구가 제외돼 이곳 주민들은 물론 구의회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박성민 중구청장은 11일 오전 10시30분 울산지역의 피해상황과 중구 태화종합시장 점검 및 봉사활동을 펼치기 위해 방문한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에게 “이번 태풍으로 가장 막심한 피해를 입은 중구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못했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정부는 북구와 울주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지만 상인과 주택 등의 피해가 큰 중구지역은 제외했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을 우선 선포하기 위해 조사한 날짜에 중구의 피해규모가 기준인 75억원을 넘지 못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 위해서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르게 되는데 여기에는 공공시설과 농지 등은 포함되지만 소상공인의 피해시설 복구는 지원되지 않는다. 또 지자체가 강변에 설치한 각종 공공시설물도 제외된다. 법령에 의한 복잡한 계산으로 중구가 자격요건이 되지 않는다는 셈법이다.

이에 대해 박 청장은 “중구는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주택만 400여 세대, 상가도 600여 곳에 이른다”며 “중구는 소상인들의 피해가 큰 만큼 이들에게 정부 지원금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현장에 있던 태화시장 상인들은 “태풍피해로 인해 상가가 쑥대밭이 되면서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판인데 특별재난지역에서도 제외됐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피해를 입은 상인과 주민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피해지원금은 물론 신용대출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차관은 “현재 상황을 매일 같이 보고 받고 있고 회의도 벌이고 있는 상태”라며 “중구의 상황도 관계부처에 전달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답변했다.

중구는 10일까지 태풍피해를 접수한 결과 공공시설 78건에 155억2000만원, 사유시설 1255건에 339억9000만원 등 전체 1333건에 495억100천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정도의 피해액만으로도 충분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지만 정부의 집계 기준일에는 이 피해액이 잡히지 않았다.

울산 중구의회 의원 전원은 11일 오후 2시 울산 중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강력히 촉구했다. © News1 이상문 기자
울산 중구의회 의원 전원은 11일 오후 2시 울산 중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강력히 촉구했다. © News1 이상문 기자

중구는 이밖에도 하천 부지 내에 지자체가 설치한 태화강 십리대숲 축구장, 야외물놀이장, 둔치 주차장 등 공공시설 11건에 75억2400만원, 상가와 자동차 등 사유시설 617건에 336억2200만원이 관련법상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전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북구의 피해액은 11일까지 214억원이며 울주군은 583억원이다.

중구의회도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즉각 항의하고 나섰다. 중구의회 의원 전원은 11일 오후 2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삶의 터전을 잃은 중구민들의 시름을 덜 수 있도록 하루빨리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라”고 촉구했다.

의회는 “이번 태풍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태화시장과 우정시장은 400여명이 넘는 상인들이 생계를 꾸려나가는 삶의 터전”이라며 “이번 수해로 재산적, 정신적 피해는 물론 중구지역 서민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밝혔다.

또 “울주군과 북구에 비해 재정자립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중구는 정부의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실정”이라며 “정부가 한시 바삐 중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피해주민들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iou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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