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분향소 방명록.. "같은 의사로서 부끄럽다"
[오마이뉴스윤성효 기자]
▲ 창원 한서병원 앞 광장에 있는 고 백남기 농민 분향소에 많은 시민들이 조문하면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
ⓒ 윤성효 |
"살인 없는 세상, 국가폭력에 희생되지 않는 세상을 위해 행동하겠습니다"(촛불).
창원 한서병원 앞에 있는 고 백남기 농민 분향소에 조문하고 시민들이 남긴 방명록이다. 지난 9월 27일 이곳에 분향소가 설치된 뒤, 시민들이 꾸준하게 찾아오면서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 조문객들이 남긴 방명록은 현재까지 4권이다. 시민들은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아야 하고, 고인이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잠드시길 빌었다.
"세상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승리하세요. 필승."
"고생하셨습니다. 모두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십시오. 이제는 우리가 행동하겠습니다."
"힘없는 국민이라 죄송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불의에 맞서 싸우다 가신 당신을 추모합니다."
"슬프고 분합니다. 이승을 떠나 가시는 길 부디 평안하소서"(김유철).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곳에서는 편히 잠드소서."
고 백남기 농민의 죽음에 대해 박근혜정부의 책임을 묻고 사죄를 요구하는 글도 많다.
"국가 폭력은 반드시 없어져야 합니다."
"영면하소서. 살인 책임자 처벌."
"퇴진 박근혜!!"
"님의 명복을 빕니다. 박근혜 살인정권 심판하자"(김영만).
"박근혜 정부는 고 백남기 농민께 사죄하라."
▲ 창원 한서병원 앞 광장에 있는 고 백남기 농민 분향소에 많은 시민들이 조문하면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
ⓒ 윤성효 |
가만히 있지 않고 행동하겠다는 시민들도 있다. 한 시민은 "이 나라가 이끌어가는 젊은이로서 이 나라에 관심을 갖고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라고, 다른 시민은 "바보 같이 가만히 있으면서 세상이 바뀌길 기대하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적어 놓았다.
정치인들도 조문한 뒤 방명록에 서명했다.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죄송합니다. 싸워서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라고 썼다.
강학도 국민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라고, 김재금 김해시의원은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이재환 국민의당 창원성산지역위원장은 "이유 불문하고 국가는 사죄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하귀남 더불어민주당 마산회원지역위원장은 "모든 것이 묻혀가는 세상이 억울하고 원망스럽습니다. 힘도 못 보태는 나약한 정치 관계자로서 그저 죄송할 따름입니다"라고 써놓았다.
시민들은 분향하면서 갖가지 다짐을 하고 있다.
"독재정권 하에서 권력의 시녀 노릇을 자처하는 공권력에 의한 억울하고 비통한 죽음을 밝혀내고 백남기 어르신의 숭고한 뜻을 잊지 않고 가슴 깊이 새기면서 살아가겠습니다"(김종철).
"나부터 깨닫고 반성하고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지금보다 더 행동하는 지식인들이 많아질 것이니 너무 염려 마시고 편히 잠드소서"(한충남).
또 분향소에서는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특별검사제 도입으로 진상규명, 책임자를 처벌하자"는 제목으로 서명도 받고 있다.
분향소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과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 단체 관계자들이 돌아가며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최홍석 전농 부경연맹 조직부장은 "일부러 찾아오기도 하고 지나가다 들러 조문하고 가는 시민들이 많다"며 "지금까지 분향소에 대해 항의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11일 창원 한서병원 앞 광장에 있는 고 백남기 농민 분향소에 한 시민이 조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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