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INSIDE]새누리당 이은재 의원께 보내는 편지

2016. 10. 1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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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C=손수용 기자]안녕하세요. 이은재 의원님. 저는 헤럴드 HOOC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손수용 기자라고 합니다. 국회 출입이 아닌 디지털 미디어팀인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의원님께서 최근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핫’한 스타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출처=이은재 의원 페이스북

의원님은 지난 6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에서 있었던 ‘MS 질의’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조롱과 비아냥에 시달리셨습니까?

의원님의 발언이 담긴 영상은 수백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이후 의원님의 ‘짤방’으로 SNS의 타임라인에 도배가 됐습니다.

의원님의 페이스북에는 “아이폰은 왜 애플에서 사냐, KTX는 왜 코레일만 독점공급하냐” 등 사람들의 조롱섞인 댓글들이 넘쳐났죠.

이런 반응에 신경이 많이 쓰이셨는지 의원님은 평화로운 일요일 오전인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있었던 질문에 대해 해명하는 자리를 갖기도 하셨습니다.

 
이 자리에서 의원님은 “제가 MS(마이크로소프트)가 뭔지 한컴(한글과컴퓨터)이 뭔지 구분 못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저는 사실 미국에서 1983년부터 컴퓨터를 써 용어를 잘 안다”며 억울하다고 밝히셨습니다.

기자회견을 통해 의원님이 말하고 싶었던 것을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나 그렇게 무식한 사람 아닙니다!’

맞습니다. 의원님은 그렇게 무식하신 분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땄고 우리나라 여성 최초의 행정학박사라는 타이틀를 가지고 계실만큼 많이 알고 유식하신 분입니다. 의원님께서 국감장에서 하셨던 질문도 사실 어찌보면 많이 왜곡돼 확대된 측면이 있습니다.

의원님이 국감장에서 하신 질문의 의도는 아마 이러했을 것입니다.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에서 만드는 프로그램이라도 그것을 유통시키는 파트너사는 여러 곳이 존재하는데 왜 서울시교육청은입찰을 통한 계약을 진행하지 않고 한 곳과 수의 계약을 진행했는가를 묻고 싶으셨을 겁니다. 이를 통해 ‘담합에 의한 고의적 유찰 가능성’에 대한 지적을 하고 싶으셨을 겁니다. 이런 의도를 알고 본다면 의원님의 질의는 억지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정당한 의문이었고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얼마나 억울하셨겠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이번 국감을 지켜본 사람들은 과연 의원님이 단지 ‘무식’해보였기 때문에 비난하고 조롱하고 있는 것일까요? 

사진출처=이은재 의원 페이스북

아닙니다.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모든 분야에 대해서 전문가처럼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수할 수도 있고 잘 모르는 상태에서 질문을 해야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의원님이 보여줬던 태도입니다. 전형적인 ‘갑’의 모습이었습니다.

의원님은 시종일관 공격적인 태도로 질문을 이어나갔습니다. 상대방의 답변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신이 준비한 말만 했습니다.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조희연 교육감에게 ‘사퇴하세요!’라고 외치시던 대목에서는 솔직히 놀라기도 했습니다. 마치 투우사의 빨간 망토만 보고 돌진하는 황소처럼 오직 ‘사퇴’란 한마디를 외치기 위해 국감에 참석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사진출처=이은재 의원 페이스북

또 의원님께서는 좀 더 솔직하셨어야 했습니다. 분명 의원님이 하셨던 질문을 조 교육감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만약 의원님이 질문의 내용을 정확히 숙지하고 계셨다면 ‘우문(愚問)’과 ‘우답(愚答)’이 오고가는 상황이 이어지진 않았을 것입니다. 의원님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대답한 교육감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질문하지 못한 본인의 잘못도 인정하셔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원님이 질의하는 모습을 동영상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과연 준비한 내용을 제대로 숙지해서 질문을 하고 있는게 맞을까’란 의문을 영상을 본 사람이라면 공통적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만약 이번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여실 것이었다면 본인이 보여줬던 고압적인 태도에 대한 반성이 우선됐어야 합니다. 그후에 의도했던 부분과 어떻게 달라졌고 왜곡됐는지를 설명하셨어야지요.

하지만 3분30초 정도의 기자회견 동안 의원님은 “질문이 왜곡됐다, 억울하다”는 말씀을 내내 하셨죠.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10초간의 사과는 기자회견 마무리에나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의원님은 기자회견을 통해 말씀하신 것처럼 무식하신 분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보다 중요한 것이 국감에 임하는 태도입니다.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 일정의 절반이 지났습니다. 남은 국정감사 일정동안 교문위에 산적해있을 현안들에 대해 현명히 대처하는 의원님의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feelgo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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