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통령령까지 고쳐 '창조경제 추진단장'에 차은택 앉혔다"

구교형·유희곤 기자 2016. 10.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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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더민주 조승래 의원 “대통령 한마디에 단장 1명 늘려 임명”
ㆍKT, 차씨에 광고 수십편 맡겨…금융위는 없던 광고 만들어

정부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씨(47·사진)를 국정 기조를 대표하는 창조경제추진단 단장에 임명하기 위해 대통령령까지 고쳐가며 ‘위인설관(爲人設官)’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영상물 제작업체는 금융위원회와 KT 등에서 다수의 광고 일감을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실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2월27일 ‘창조경제 민관협의회 등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공고문에서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에 단장 2명과 부단장 1명을 두던 것을 문화 콘텐츠 부문의 보완을 위해 단장 3명과 부단장 2명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는 미래부에 CF 감독이자 미디어 연출가인 차씨를 적임자로 추천했다. 문화부는 ‘문화 콘텐츠 관련 전문성’과 ‘문화창조융합벨트와의 연계성’을 추천 이유로 제시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같은 해 2월11일 차씨가 핵심 역할을 맡은 ‘문화창조융합벨트 출범식’에서 “창조경제와 국민소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치켜세웠다. 당일 청와대는 “문화융성위원회 산하에 민관합동 ‘문화창조경제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문화창조융합벨트를 총괄 기획·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지침에 따라 미래부와 문화부는 순차적인 공조 속에 2014년 8월부터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온 차씨를 지난해 4월3일 창조경제추진단에서 문화창조융합본부를 대표하는 인물로 임명하기에 이른 것이다.

한편 광고업계에 따르면 올해 2~9월 KT의 지상파·인터넷 광고 47편 중 상당수를 차씨가 관여한 업체에서 맡아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씨가 대표로 있는 ‘아프리카픽쳐스’와 실소유주로 알려진 ‘더플레이그라운드’가 대행하거나 제작한 작품이 20편에 이른 것이다. KT는 민영화 이후에도 국민연금공단이 최대주주인 데다 낙하산 인사 잡음이 끊이지 않는 등 정부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곳으로 분류된다.

금융위도 예정에 없던 광고를 만들면서 차씨 회사에 일감을 줬다. 금융위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방영된 금융개혁 캠페인 ‘크라우드펀딩편’ 광고를 아프리카픽쳐스에 맡기면서 공개입찰도 거치지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업체 선정은 문체부 파견 직원의 추천이었다”고 말했다.

<구교형·유희곤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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