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케이티 광고 절반 넘게 '싹쓸이'

입력 2016. 10. 9. 19:36 수정 2016. 10. 1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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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최근 8개월동안 만든 47편 중 26편과 직·간접 관련
업계 관계자 “누군가 혜택 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

박근혜 정부 들어 ‘문화계의 황태자’로 불리면서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 및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지낸 차은택 감독이 공직을 맡은 상태로 정부의 영향 아래 있는 대기업인 케이티(KT) 방송광고를 사실상 싹쓸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가 티브이광고 전문 사이트인 ‘티브이 시에프’(TV CF)를 통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8개월 동안 케이티가 지상파, 인터넷, 케이블, 바이럴 등 영상으로 내보낸 광고는 총 47편으로 이 가운데 차 감독이 대표로 있는 아프리카픽쳐스나 사실상 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플레이그라운드 등 26편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절반이 넘는 광고가 한 인물(직접 연출 13편)에게 몰린 것이다. “광고계에서는 차은택에게 줄 서야 일을 딸 수 있다”(손혜원 의원, 지난 9월27일 국정감사)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이는 2015년 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1년 동안의 케이티 광고 제작과 비교하면 더 확연해진다. 이 기간 케이티의 광고 총 62편 가운데 차 감독이 대행·제작·연출 등에 관여한 광고는 3편뿐이었다.

케이티는 100대 광고주 가운데 3위권(1위 삼성전자)으로, 올해 2~8월 티브이 광고에만 420억원(한국광고총연합회 기준)을 지출할 만큼 업계에선 주요 광고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케이티는 이미 민영화된 기업임에도 포스코와 함께 최근까지 정부의 입김이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47편 중에 절반이 넘는 광고가 차은택 감독이나 차 감독과 관련된 업체에 몰렸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 정도 싹쓸이라면 누군가가 혜택을 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차 감독이 광고를 집중적으로 수주한 시기가 창조경제추진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문화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때(2015년 4월~2016년 4월)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의혹을 더하고 있다. 2016년 케이티에서의 차 감독 첫 연출작이라 할 수 있는 ‘케이티 와이24 요금제’ 시리즈가 지상파에 등장한 시기는 2월29일로, 업계 관계자들은 광고업계 제작 관행을 보면 최소한 두세달 전인 연말에 계약을 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광고주가 연말에 광고 대행사 및 제작사에 1년 광고전략과 관련해 프레젠테이션 경쟁 형태로 입찰을 시행하고, 이는 이듬해 초부터 광고로 제작되는 관행을 고려하면 차 감독의 케이티 광고 수주는 2015년 연말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다.

차 감독의 광고 싹쓸이와 관련해 이동수 케이티 마케팅본부 아이엠시 전무가 과거 ‘영상인’이라는 광고 제작업체에서 함께 일했다는 점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무는 당시 업체의 기획실장으로, 차 감독은 연출자로 일했으며 대표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었다. <한겨레>는 차 감독의 광고 수주와 관련해 케이티 쪽에 수차례 문의했으나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하어영 방준호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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