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경보①]성인남성 10명중 4명 비만..고도비만 급증
[편집자 주] 한국인이 뚱뚱해지고 있다. 잦은 술자리와 야식 유혹을 이겨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소리 없이 불어나는 허리 사이즈를 방치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각종 질병에 노출된다. 비만은 고혈압과 당뇨 같은 만성질환뿐 아니라 삶의 질까지 떨어뜨린다. 오는 11일 '비만예방의 날'을 맞아 국내 비만 실태와 대안을 짚어본다.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서울 중소기업을 다니는 35세 직장인 박정우(가명)씨는 80㎏에 육박한 자신의 몸무게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키가 173㎝인 박씨는 5년 전만 해도 몸무게가 70㎏를 넘지 않았다. 왜 이렇게 살이 쪘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새로 이직한 직장에서 열심히 적응하기 위해, 동료들과 사귀려고 술자리를 빠짐없이 참석한 게 후회스럽기만 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마다 "왜 이렇게 살이 쪘느냐"고 핀잔을 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족들도 살 빼라고 성화다. 박씨는 12월까지 받아야 하는 직장 건강검진이 두렵기만 하다.
우리나라 국민들 비만 관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해 성인남성 10명 중 4명, 성인여성 4명 중 1명이 비만으로 나타났다.
대한비만학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세 이상 비만 환자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성인 비만율은 2006년 28.7%에서 2015년 32.4%로 3.7%p 증가했다.
비만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남성 40.7%, 여성은 24.5%였다.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성인 고도비만율은 2009년 3.3%에서 2015년 4.8%로 6년 사이에 45%나 증가했다. 이중 남성은 고도비만율이 5.6%로 18명 중 1명꼴이다.
아동·청소년 비만 유병률도 2007년 11.5%에서 2014년 12.9%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어린 시절 비만을 겪으면 성장이 더뎌지고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비만 청소년 10명 중 8명이 성인이 돼서도 뚱뚱한 몸을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펴낸 '건강위험요인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규제정책 효과평가' 보고서를 보면 2013년 비만과 음주, 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23조3500억원에 달했다. 그중 비만은 29%인 6조7700억원을 차지했다.
음주 9조4500억원, 흡연 7조1300억원에 비해 작은 규모지만 증가 속도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2005년 3조400억원이던 것이 2013년에는 6조7700억원으로 2.2배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만을 방치할 경우 사회경제적 손실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유순집 대한비만학회 이사장(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교수)은 "국가적으로 비만 대책을 수립하고 의료진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비만이 생기는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만은 평소 식습관과 운동량, 유전자로 인해 발생한다. 양부모 중 한 명이 비만이면 자식도 비만인 확률은 40%, 둘 다 비만이면 80%로 치솟는다.
반면 양부 모두 비만이 아니면 비만 확률은 14%에 그쳤다. 이는 유전적 요인과 함께 생활환경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비만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려며 무엇보다 체중 관리가 필수다. 실제 몸무게를 5㎏ 줄이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은 50%가량 줄어든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자꾸 음식물을 먹는 습관을 가졌다면 언제든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술과 담배도 비만을 부르는 주범이다. 성인남성의 하루 권장열량은 2200~2600㎉, 여성 1800~2100㎉다. 그런데 저녁에 술을 마시고 기름진 음식을 안주로 먹는 횟수가 많다면 비만을 피하기 어렵다.
맥주 1잔 95㎉, 소주 1잔은 55㎉에 이른다. 폭탄주 문화도 비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팀이 우리나라 성인 8700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복부비만 위험이 훨씬 높다. 남성은 2.1배, 여성은 2.5배 수준으로 높았다.
담배를 피우면 복부 안 공간인 복강 지방 축적에 관여하는 부신피질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는 게 의학계 정설이다. 또 체내 지방을 복부로 모으는 아드레날린과 분자구조가 흡사해 비만에서 벗어나려면 금연이 필수다.
sj@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법원 "가수 이은하 개인회생 어렵다"..파산절차 진행
- 골프장이 뭐길래..유족 허락없이 분묘발굴 이장 '징역형'
- 도망갈까 목에 개목줄..10대 성매매女 감금
- 만취 12세소녀 아파트 옥상에서 성폭행한 10대들
- "운동 다녀오겠다"..중풍환자 아파트 3층서 추락사
- "호스트바 가려고" 10억 넘게 횡령…옷가게 '똑순이' 방탕 생활 17개월[영상]
- 경찰 아내의 요일별 불륜…"그랜저·벤츠 매번 다른 남자, 그들끼리 싸움도"
- 32세 연하와 결혼한 63세 여성, 시모보다 6살 위…호칭은 "왕자" "공주"
- 손주만 다섯명 60대 할머니 졸도 후 일어나 "나는 아직 40대"…무슨 일?
- 용돈 모아 친정엄마 화장품 사주자…남편 "효녀 납셨네, 이혼 사유" 막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