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대구 희망원의 인권유린, 김상중 "국정감사 방청객 돼달라"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 김상중이 대구 희망원 국정감사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8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129명이 사망한 대구 희망원에서 수십 년간 자행된 인권유린을 파헤쳤다.
대구 희망원에서는 최근 2년8개월 동안 수용인원의 10%에 달하는 1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2의 형제복지원 사태라 불릴 만큼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고, 지금도 각종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
이날 한 과거 희망원 생활인은 "개줄로 묶어서 자물쇠를 채워서 꼼짝 못 하게 하고, 한 3일을 패는데 맞다가 기절했다가 또 맞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죽자마자 시체를 치우는 것도 아니었다. 3, 4일 지난걸 보면 사체 상태가 안 좋았다. 쥐가 눈을 파먹은 것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생활인은 "13살 때 거리를 떠돌다 잡혀 들어갔다"라며 "동의라는 게 없었다. 무작정 끌려갔다"라고 말해 충격을 전했다.
또 다른 희생자는 한 달에 4만원을 받고 원장의 가사 도우미로 일하기도 했다. 원장의 아들이 속옷을 입고 목욕을 도와달라고 하거나, 성기를 만져달라고 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그는 폐혈증이 걸렸지만 희망원은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던 그를 오히려 작은 병원으로 보내 사망에 이르게했다.
전직 희망원 의료진은 "직원들이 6시에 퇴근을 하고 싶어서 4시 반에 약을 투여하기도 했다. 주말엔 3시 반에 투약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전문가는 "건강에 안좋은 것은 물론 졸린 약이므로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 역시 부정을 모르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할 경우 눈총을 받아야 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직원들은 아픈 환자들을 두고 원장 개인의 생일 잔치에 참여해 장기자랑까지 준비해야 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또한 대구 희망원의 실상이 밖으로 드러나게 된 계기인 썩은 사과에 대해서도 집중 조명했다.
썩은 사과가 급식에 나오자 다른 급식에 대한 검사도 이루어졌다. 바나나 13상자는 40상자로 부풀려 졌고 컵라면은 소불고기로 기록됐다. 단가 조작이나 물품 수량을 부풀리는 등 조작 정황이 포착된 거다.
그러나 처벌은 미약했다. 희망원 내에서는 영양사가 3개월 감봉 처분을 받았다. 이 영양사는 "어떻게 사과 속을 아냐"며 억울함을 드러냈지만, 조사 결과사과는 영양사의 친 오빠가 납품한 것이었다.
희망원 원장 신부들은 시민 단체가 급식 비리 등에 대해 묻자 국회의원 질문에만 답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대구 희망원의 실체가 드러나는데 시간이 걸린 것은 운영 주체가 천주교 대구대교구이기 때문이기도 있다. 종교단체라는 울타리가 감시에서 자유롭게 했다.
관계자들은 천주교 대구대교구에서 작성한 감사 보고서의 부실함을 지적하며 "작은 단체도 한 장짜리 보고서를 작성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친일에 앞장섰다는 등의 과거를 공개하며 사태와 연관짓기도 했다.
방송 말미 김상중은 "대구 희망원 직원들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예정돼 있던 독일 연수를 그대로 가려다가 걸렸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국정감사에 모두가 방청객이 돼 주기를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취재를 하면서 희망원 사람들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희망원 사람들을 돌본적이 있느냐는 거다. 알면 쉽게 비난하지 못할 것이라는 항변이었다"라며 "고된 일인지 모르는 것이 아니지만 자신이 없다면 고된 일을 한다는 이유로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고 칭송 받는 일을 그만 두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사회에는 소외된 이들을 진심으로 돌보고 위하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사실 방송을 고민 했다. 자칫 이 방송이 그동안 가톨릭이 우리 사회에서 보여준 헌신적인 모습과 사회적인 역할까지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희망원에서 진심으로 봉사하는 복지사, 위험을 감수하고 증언해 준 내부 관계자들이 비난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그 우려가 단지 우려로만 끝나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그는 "어느 가정, 사회나 드러내기 힘든 상처가 있다. 상처는 덮어주면 더 큰 흉터로 남는다. 덮어두려고 해서 생긴 상처가 아닌지 생각을 해야할 것"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몸과 마음이 아프다는 이유로 격리된 사람이 없는 사회에 대해 말했다. 그런 사회라면 더 이상 사람들이 가려진 곳에서 소리 없이 죽어가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방송을 마무리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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