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 이후 수면 중·고교생 우울위험 1.7배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밤 11시에 잠이 드는 학생에 비해 새벽 3시에 자는 학생이 우울감을 느낄 위험이 1.7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늦게 잠들었을 때 우울의 위험도는 남학생보다 여학생에서 훨씬 가파르게 상승했다.
강원대병원 가정의학과 고유라 교수가 2007∼2015년의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를 토대로 전국 중·고생 54만여 명의 수면 시작시간과 우울감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은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한국학교보건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에서 우울감을 느끼는 학생은 3명 중 1명꼴이었다. 중·고생의 17.4%는 자살 생각, 5.4%는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15분이었다. 수면 시작 시간은 오후 8시∼오전 4시에 걸쳐 있었다. 평균 취침 시간은 오전 12시13분으로, 70% 이상이 자정을 넘겨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청소년이 적정 취침시간(bedtime)을 오후 10시30분 이전으로 권장됐지만 이에 비해 훨씬 늦은 시간에 잠들고 있었다. 일본의 중·고생의 평균 취침시간이 오후 11시24분인 것에 비해서도 상당히 늦은 시간이다.
밤 11시에 잠이 드는 중·고생이 가장 덜 우울했다. 저녁 8시와 오전 3시에 잠자리에 드는 학생이 우울감에 빠질 위험은 밤 11시부터 잠을 자는 학생에 비해 각각 1.4배·1.7배 높았다.
고 교수는 “남학생은 밤 11시에 자는 것이 가장 덜 우울했고 여학생은 오후 10∼12시 사이에 잠들 때 가장 덜 우울했다”고 전했다.
이 연구에선 남학생보다 여학생, 중학생보다 고등학생, 농촌 거주 학생보다 도시 거주 학생, 성적이 나쁜 학생보다 좋은 학생이 더 늦게 자는 경향을 보였다.
미국 청소년에서 취침시간을 오후 10시 이전으로 제한했더니 우울·자살 생각이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늦은 취침시간이 우울·불안 위험도를 높였다. 늦게 자서 수면시간이 부족하거나 깊게 수면을 취하지 못해서 우울해지는 것이 아니라 몇 시에 자는지가 우울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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