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연풍문' 어떤 곳

박상준 2016. 10. 6.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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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인사들 외부인 만나는 내방객 시설

묵우회 등 각종 의혹 산실로 유명세

정권 실세 개입 의혹이 제기된 신생 미르재단이 지난 4월 ‘K타워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한 청와대 연풍문 회의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연풍문은 2009년 세운 청와대 방문객 안내소다. 홍인기 기자

미르재단 관계자가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 방문을 앞두고 청와대 연풍문(年豊門)에서 열린 ‘K타워 프로젝트’ 관계기관 회의에 참석했다는 사실( 야당, 증언ㆍ양해각서 공개(http://www.hankookilbo.com/v/b46321a1b4644543883b62050dc0a97f) )이 드러나면서 ‘연풍문 회의’가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풍문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이던 2009년 2월 40년 가까이 된 옛 북악안내실을 헐고 지상2층, 지하1층 규모로 새로 지은 청와대 내방객을 위한 시설이다. 새 날개를 본 떠 날렵한 외관을 하고 있고, 청와대 방문객 안내실ㆍ휴게실ㆍ북카페ㆍ회의실 등이 있다.

연풍문이란 이름은 조선왕조실록에 있는 시화연풍(時和年豊ㆍ나라가 화평하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에서 따왔다. 이 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2008년 이를 새해 사자성어로 제시하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서편 청와대 출입문 시화문과 함께 짝을 이뤄 시화연풍 시대를 열자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런 연풍문은 청와대 관계자가 참석하는 각종 공식ㆍ비공식 회의가 이곳에서 자주 열리면서 여러 차례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표적인 게 2009년 ‘코디마(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ㆍKoDIMA) 스캔들’이다. 당시 청와대 박모 행정관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임원을 청와대 연풍문으로 불러 코디마를 위해 거액의 기금을 출연할 것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박 행정관의 업무 책임자인 박재완 당시 국정기획수석은 의혹을 부인하며, 연풍문에서 회의가 자주 열린다고 처음 소개했다. 그는 “(청와대 인사들이) 밖에서 관계자들과 만나는 것이 금지돼 있어 내부인 연풍문 회의실에서 만나도록 하는 지침을 갖고 있다”며 “다른 수석실의 정책조율도 대부분 연풍문에서 많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연풍문이 단순히 청와대 면회실로 알려진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은 연풍문 회의가 실은 제2의 서별관 회의와 유사하게 운용되고 있다는 분석을 낳았다. 연풍문 회의 문제는 2012년에도 불거졌다. 최재천 당시 민주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이 총책임자이고 국방ㆍ행정안전ㆍ통일ㆍ외교통상부 등 10개 행정 부처의 정책 보좌관이 참석하는 비밀 모임인 ‘묵우회’가 연풍문에서 열린다고 폭로하면서다. 그는 “묵우회 멤버들이 매주 수요일 청와대 연풍문 회의실에 모여 대통령의 정무적 관심사를 논의했다”며 “특히 이들은 2010년 6ㆍ2지방선거를 통제하려 했다는 여러 정황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 관계자는 “이번에 의혹의 중심에 선 미르재단의 관계자가 연풍문 회의에 참석한 것은, 청와대가 미르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과정에 개입한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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