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김현수, 가슴에 새긴 네 글자 '오리올스'

박구인 기자 2016. 10. 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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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가 한글로 '오리올스'라고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채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MASN 유튜브 영상 캡처

파란만장했던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메이저리그 도전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났습니다. 코리안 리거 중에서 시작은 불안했으나 마지막엔 주전 선수로 올라선 채 시즌을 마쳤으니까요. 다음 시즌 김현수가 보여줄 그림들이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김현수는 올 시즌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발을 내딛었습니다. 시즌 개막 전부터 마이너리그에 내려갈 뻔 했습니다. 시범경기에서의 부진 탓이죠. 한국에서 ‘타격기계’로 위세를 떨쳤던 그는 부푼 꿈을 안고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엔 냉철한 생존 경쟁이 뒤따랐죠.

볼티모어의 주전 좌익수로 거듭난 김현수. 부진에 시달리던 시즌 초반 눈치보며 게토레이를 마시던 시절도 있었다. 중계화면 캡처

김현수는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써가며 꿋꿋하게 개막 25인 로스터 안에서 버텼습니다. 홈 팬들은 그를 향해 야유를 퍼붓기도 했죠. 타석에 들어설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벤치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신감도 떨어졌습니다. 시즌 초반 스포츠 음료 ‘게토레이’를 마시면서 눈치를 보는 듯한 모습이 중계방송 카메라에 잡혀 한국 야구팬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기도 했죠.

이젠 눈치를 보면서 게토레이를 마실 필요가 없습니다. 실력과 인내, 노력으로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했기 때문이죠. 벅 쇼월터 감독으로부터 신뢰도 얻었습니다. 김현수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출장기회를 조금씩 늘려나갔습니다. 정규리그 타율 0.302에 출루율 0.382 6홈런 22타점. 출전 경기수가 적었던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기록입니다. 타율과 출루율은 팀 내 1위입니다.

루키 헤이징 데이를 맞아 텔레토비의 캐릭터 뚜비로 변신한 김현수. 루크 코바코 트위터

김현수는 볼티모어에 꼭 필요한 존재로 거듭났습니다. 김현수가 안타를 때리면 더그아웃에선 동료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관중석에서 김현수의 얼굴 피켓을 들고 응원하는 팬들도 생겼답니다. 그는 이제 동료들과 장난을 칠 정도로 편한 친구가 됐습니다. 신인 신고식인 ‘루키 헤이징 데이’를 맞아 ‘텔레토비 뚜비’로 변신해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죠.

김현수. AP뉴시스

감격스럽게도 루키 시즌 때 포스트시즌 무대도 밟았습니다. 5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죠. 물론 4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게 아쉽긴 합니다. 관중석에서 날아든 맥주 캔에 위협을 받기도 했고요. 그래도 팀 동료 애덤 존스가 마치 자신의 일처럼 달려와 동료애를 발휘한 모습을 보니 김현수가 올해 얻은 건 단순히 ‘주전’ 자리 뿐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빅리그 데뷔 첫 해 가슴에 ‘오리올스’라는 네 글자를 새긴 김현수는 이제 다음 시즌을 준비합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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