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유승민, 김영란법 놓고 정책충돌(종합2보)

우경희 기자 2016. 10. 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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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유승민 "전경련 발전적 해체해야..부총리가 왜 전경련 회장과 골프 치나"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the300]유승민 "전경련 발전적 해체해야...부총리가 왜 전경련 회장과 골프 치나"]

왼쪽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오른쪽이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DB

여야의 거물 경제통들이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을 놓고 충돌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성급한 법 시행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하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부작용에 대해서는 말을 조심하라"고 맞섰다.

유 의원은 5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보충질의에서 "부패한 나라가 선진국이 된 경우는 없다"며 "김영란법에 대해 "성장률이 0.1~0.2% 영향을 미친다든지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를 근거도 없이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의 발언은 김 전 대표의 발언을 직접적으로 공박한 것이다. 앞서 1차 질의에서 김 전 대표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김영란법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그걸 주장해서라도 당장 실현시키는 것은 막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유 의원은 또 "김영란법에 대해 한국은행 총재도 이상한 말을 하고 그러는데 장기적으로 봐도 필요한 개혁법안이니 부작용에 대해서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 역시 김 전 대표와 유 부총리의 대화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다. 유 부총리는 앞서 "김영란법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김 전 대표의 질문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한 연구원에서는 11조원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으며, 경제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유 의원의 발언을 끝까지 들은 김 전 대표는 곧바로 국감장을 떴다.

유 의원은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의 발전적 해체도 요구했다. 그는 "부총리가 왜 전경련 회장과 골프를 치느냐"며 "법으로 전경련을 없앨 수 없다면 정부가 상대를 해주지 않는 방법을 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충돌이 잠시 눈길을 끌었지만 이날 기재부 국감은 시종 기운빠진 변죽울리기로 일관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등에 대한 야당의 검증은 날이 무뎠고 여당은 입을 다물었다. 경제정책 검증도 신선한 데이터보다는 직관적인 평가로 채워졌다.
야당은 작정한듯 최경환 전 부총리의 취업청탁 의혹으로 포문을 열었다.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 관련 기재부의 허술한 관리에 대한 검증도 예고했다. 하지만 정작 본국감에서는 귀를 잡아끌만한 질의가 없었다. 어렵게 정상화된 기재위 국감 일정임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 전개였다.

여당 의원들은 아예 입을 다물었다. 야당이 미르재단 건으로 공격할 때 여당 의원들의 질의는 부채비율 등 경제상황에 집중됐다. 전날 열린 한국은행 국감의 연장선상이라 해도 무방한 수준이었다. 거시와 미시 경제정책을 아우르는 기재부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국감과 관련해 "몇가지 현 시점에서 제출하기가 원칙적으로 쉽지 않은 자료제출 지시가 있어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그 외에는 대체로 어렵지 않은 국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기재위 국감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여야 정책통 초선의원들이 던진 대범한 경제담론은 좌중의 눈길을 끌었다. 관료 출신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은 "이제 인위적 임금상승과 소득증대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생산성 주도 성장전략을 화두로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산업 구조개혁과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통해 임금과 소득이 증대되는 경제성장을 이뤄야 한다"며 "생산성 증대, 규제개혁과 창업활성화, R&D(연구개발) 지원 등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자 야당에서는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나섰다. 추 의원의 주장에 "전적으로 맞는 말"이라며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의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저성장 불평등을 해소해야 하는데 정부는 대개 성장률 수치를 부동산으로 관리한다"며 "귀를 열고 소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 부총리는 이날 국감에서 "개인에게 적용하는 DTI(총부채상환비율) 기준을 집단대출에도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DTI비율 하향은) 2년정도 된 정책이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증세 주장에는 "세율을 올려 증세하면 당분간은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일축했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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