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호의시사전망대] 위급 출산에도 카톡 진료..숨진 아기 부모의 분노

입력 2016. 10. 5. 09:35 수정 2016. 10. 5. 09: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대담 : 김종원 SBS 기자

▷ 박진호/사회자:
 
결혼 5년 만에 기다리던 아기를 임신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귀한 아기가 출산 과정에서 심장이 멎으면서 눈 한 번 떠보지 못하고 숨졌는데요. 이 아이의 부모는 산부인과 측의 명백한 의료사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작 의료사고인지 아닌지 가려줄 국가기관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이 문제를 취재했던 SBS 보도국 사회부 김종원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 김종원 SBS 기자: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너무 안타까운 이야기인데요. 어쩌다가 이렇게 심정지하는 상황까지 온 건가요?
 
▶ 김종원 SBS 기자:
 
아기가 태어난 게 지난해 1월입니다. 어느 일요일 아침 6시에 산모가 갑자기 자다가 양수가 터져서 10개월 임신 기간 내내 다녔던 강남의 굉장히 고급 산부인과예요. 유명한 산부인과인데, 이 산부인과를 급하게 찾아갔습니다. 당시 첫 아이고 너무 기다렸던 아이이기 때문에 최선을, 최고로 해주고 싶다 해서 약간 무리를 해서 갔던 산부인과인데. 아침에 6시에 일요일이었고, 도착을 했더니 의사는 없었어요. 이 산부인과의 원장 의사가 담당 의사였는데. 이 모 씨거든요. 그래서 이 원장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원장은 당시에 교회에서 예배를 하고 있었고. 아침에 환자가 들어왔다고 간호사들과 카톡으로 상황을 보고받으면서 어떻게 하라고 지시를 하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럴 수 있는데. 이게 시간이 지나서 오후가 되도록 의사가 병원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 박진호/사회자:
 
아침 6시 반에 병원에 갔는데요.
 
▶ 김종원 SBS 기자:
 
그렇죠. 자궁이 완전히 열린 게 오후 2시 반인데. 오후 2시 반에도 여전히 이 원장은 카톡으로 간호사들에게 지시를 하고 카톡으로 상태를 전달받고. 이것만 계속 했고. 심지어 한 한 시간 동안은 전화조차 받지 못하니까 문자만 줘라. 이렇게까지 지시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게 오후 4시 반까지 계속 이어졌어요. 한 마디로 10시간 넘게 산모는 누워있던 것이고.
 
▷ 박진호/사회자:
 
연락을 받은 상태에서도 이런 것이네요.
 
▶ 김종원 SBS 기자:
 
그렇죠. 심지어는 산모는 자궁이 2시 반에 열려서 계속 누워있었는데. 오후 4시쯤에 간호사들에게 고생하신다고 커피 주문 받습니다. 이런 카톡도 보냈거든요. 상당히 여유로운 모습이죠. 의사가 결국 4시 반 쯤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10시간 넘게 산모는 혼자 기다리다가 의사가 들어오고 20분 만에 아기를 출산했는데. 아기가 움직이지 않았어요. 울지 않았습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산모가 봤더니 발목을 잡고 거꾸로 들고 등을 치는데 축 늘어져 있었다고 해요. 심장이 멎은 채로 아이가 태어난, 심정지로 상태로 태어난 건데. 의료진이 급하게 119를 불러서 어디로 갔느냐면 이 병원이 유명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길 건너에 강남세브란스병원, 대형 병원이죠. 협력 병원이었어요. 빨리 이런 일을 처리해줄 수 있는. 그래서 길 건너에 있는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급하게 옮겨집니다. 아기가. 그래서 그 쪽에서 주사 치료도 하고 해서 심장은 다시 살아났는데. 문제는 너무 오랜 기간 심장이 정지가 돼있어서 뇌가 손상이 됐고요. 아기는 울어보지도 못하고, 눈도 못 뜨고 그대로 식물인간이 돼버렸습니다. 그래서 한 달 간 이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하다가 다른 병원으로 옮겨갔다가 퇴원을 했는데. 퇴원한 지 석 달 만에 결국 사망을 한 그런 상황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보통 산부인과라면 당직 의사들이 있을 것 같고. 심야, 새벽 출산 상황이 자주 있었을 텐데. 당직 의사도 없었고, 없는 상태에서 이런 상황까지 갔다는 얘기인가요?
 
▶ 김종원 SBS 기자:
 
그렇죠. 일단 이 병원이 개인 병원인데. 이 병원이 책임분만제라고 해서 처음 담당한 의사가 분만까지 책임을 지는 시스템이라고 해요.
 
▷ 박진호/사회자:
 
연락이 가면 곧바로 와야 되는 그런 얘기죠?
 
▶ 김종원 SBS 기자:
 
일단 산모는 그런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이 아기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히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 김종원 SBS 기자:
 
그렇죠. 아기가 이 병원을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임신 10개월 내내 다녔거든요. 태어난 것도 정확히 예정 주수에 태어났고. 태어나기 직전에 했던 심박까지도 전혀 문제가 없었어요. 심장이 뛰는 게 확인이 됐었단 말이죠. 여러 가지 검사를 하지 않습니까? 한 번도 무언가 이상이 없다고 나온 적이 없었는데. 정작 심장이 멎은 채로 태어난 거예요. 산모 측은, 아이의 부모 측은 현재 의심하는 것이 처음에 산모가 들어갔을 때 옥시토신이라고 분만을 촉진하는 약이 있습니다. 이것을 링거로 주사를 맞았는데. 이 옥시토신이라는 분만 촉진제는 배 속에 있는 아이의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산부인과에서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는 약이라고 해요. 그래서 이런 약을 주사할 거면 당연히 의사가 와서 아이의 심박을 계속 체크하면서, 분석을 하면서. 넣어도 되는지, 줄여야 되는지, 그만해야 되는지를 판단했어야 했는데. 정작 의사가 그 위험한 약을 놓으면서 외부에서 카톡으로 사진 찍어 보내주는 것을 3번을 확인하는 게 카톡에 드러나거든요. 그 정도로 10시간 동안 세 번 정도 확인하면서 위험한 약을 놓았으니 아기가 심장에 무리가 왔고. 그로 인해서 심장이 멎은 채로 태어난 것이 아니냐. 실제로 저희 SBS가 만났던 산부인과 의사들도 그런 식의 자문을 했고. 이 분이 법정 다툼으로 가면서 선임한 변호사 등을 통해서 알아본 의료 자문에서도 비슷한 소견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의사가 소홀했다. 아기 상태를 더 면밀히 살폈어야 했는데.
 
▷ 박진호/사회자:
 
그러니까 분만 촉진제를 놓는 상황은 카톡으로 일단 지시를 한 건가요? 의사가.

카카오톡


▶ 김종원 SBS 기자:
 
그렇죠. 의사가 지시를 한 거죠. 처음에는 놓지 말라고 했다가. 카톡을 저희가 다 입수했는데. 처음에 산모가 왔을 때는 진행 상황이 너무 좋으니까 놓지 말라고 했다가, 좀 나중에 한두 시간 지나서 분만 촉진제 놓아라 얘기를 하거든요. 그 이유도 현재 가려져야 할 부분인데. 하여튼 의사가 카톡으로 지시한 분만 촉진제. 그런데 그것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고 계속 카톡으로만 지시하고. 이 자체가 문제다. 이렇게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해당 의사, 이 원장은 뭐라고 얘기하던가요?
 
▶ 김종원 SBS 기자:
 
이 원장은 일단 본인이 병원에 없었던 상황, 그 상황은 유감스럽다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본인도 후회가 된다. 그런데 자기가 병원에 그렇다고 해서 있었어도 카톡으로 주고받은 것에서 분석하고 판단했던 그 판단과 똑같은 판단을 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은 비단 카톡으로 주고받았지만 아이 분만 과정에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교과서대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 것은 맞고. 자기가 병원 안에 있었어도 같은 판단을 했을 것이고, 아이 상태는 결국 같았을 것이다. 그리고 분만 과정에 문제가 있어서 아이가 심장이 멎은 게 아니라 아이가 선천적으로 무언가 질병이 있었을 확률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이런 식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부모 입장에서는 이게 눈 뜨고 당하는 입장인데. 이럴 때 찾아갈 수 있는 기관이 법원 대신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라는 곳. 김종원 기자가 취재한 것 같은데. 이곳이 정말 엉터리였다고요.
 
▶ 김종원 SBS 기자:
 
일반인이 사실 의료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법원을 바로 가는 게 힘들잖아요. 그래서 보다 간단하게, 믿고 맡기라고 국가에서 만든 기관이 바로 중재원인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인데. 당연히 면밀히 살피고 객관적인 결론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면 의사 측이 어떻게 결론을 내렸냐 하면. 한 달 간의 조사 기간을 거쳐서 이 중재원은 아이가 심정지를 당한 원인은 결국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만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 결론을 내린 과정을 보면 참 어이가 없어요. 의사 측이 본인에게 유리한 자료를 제출한 게 있겠죠. 산모는 산모 측대로 자료를 제출하고. 그런데 의사 측이 제출한 자료 가운데 간호일지라는 게 있습니다. 분만 수술실에서 분만하는 과정을 간호사들이 계속 기록을 하는 간호일지인데. 이 간호일지가 상당히 중요한 자료인데, 중재원에 제출한 간호일지가 조작이 됐다고 실제 간호일지를 작성한 것으로 돼있는 간호사들이 자백을 했어요. 내 글씨가 아니다, 내가 쓴 게 아니다, 심지어 내가 퇴근한 후에 쓰여진 것으로 돼있다. 그런데 이 간호일지가 상당히 의사 쪽에 유리하게 작성이 돼있거든요. 그래서 이게 정말 일반인이 봐도 간호사들 글씨 자체가 달라요. 그래서 중재원에 가서 물어봤습니다. 이것 어떻게 된 것이냐, 조작된 것 같다. 그랬더니 중재원이 해명을 하기는 했는데 너무 황당합니다. 자기들은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의사가 자료를 내면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 그것을 믿고 조사해야지 안 믿고 어떻게 하느냐. 그러니까 한 마디로 조작된 자료를 무엇을 갖다 주든 자기네는 정말 믿고 갈 수밖에 없다.
 
▷ 박진호/사회자:
 
최소한의 확인 절차도 없는 것이로군요.
 
▶ 김종원 SBS 기자:
 
그렇죠. 그런데 이 해명이 거짓이었어요. 현행법상에는 중재원에게 현장 조사 같은 상당히 면밀한 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있는데.
 
▷ 박진호/사회자:
 
권한이 있는데 안 했다는 얘기네요.
 
▶ 김종원 SBS 기자:
 
그렇죠. 그러면서 저희에게는 수사권이 없어서 못했다고 얘기를 하는데. 실제로 지난 4년간 중재원에 2,800건의 의료 분쟁이 들어왔는데. 자기들 권한을 충분히 행사해서 현장조사를 나가고 이렇게 했던 건은 24건밖에 안 되더라고요. 얼마나 엉터리로 이것을 보는지. 심지어는 본인들이 나중에 회의에서도 이 의사의 분만 과정이 문제없었다는 결론이 이상하다고 얘기를 한 회의록도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정말 중요하게 봐야 될 자료를 보지 않은 채로 낸 결론이라서 중재위원회 위원들 사이에도 논쟁이 있었고. 심지어 이 의사가 병원 안에 없었던 사실도 취재진이 찾아가기 전까지는 중재원에서 모르고 있더라고요. 당직실에 있던 것 아닙니까? 이렇게 오히려 반문을 할 정도로. 사건을 정말 제대로 들여다봤는지조차 의심이 될 정도로 엉터리로 판단을 하고 의사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죠.
 
▷ 박진호/사회자:
 
오늘 시간이 짧은 게 아쉬운데. 이럴 때 정말 피해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좀 더 정리를 해서 다시 한 번 출연을 부탁드립니다.
 
▶ 김종원 SBS 기자:
 
알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SBS 김종원 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