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리는 우울증은 우리에게 가장 보편적인 정신질환이지만, 초기 대응에 실패하는 경우에는 죽음이라는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는 뇌와 마음의 병이다. 국내 우울증 환자는 매년 5%가량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우울증 전체 환자의 60%에 달했다. 노년층은 과거에는 당연하던 신체능력과 사회적 관계를 하나둘씩 잃어가면서 우울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가까운 사람의 상실, 자식과의 불화, 대인관계 단절, 경제 문제 등 사회경제적 요인도 우울증을 야기하며, 뇌졸중이나 암 등의 후유증으로 우울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우울증은 무기력감을 느끼는 게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특히 인생의 무상함을 쉽게 느끼게 되는 가을과 겨울에 무기력감이 더 많이 찾아온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일반인 중 약 15%가 가을과 겨울철이 되면 다소 기분이 울적해짐을 경험하고, 2~3%는 계절성 우울증이 발생하게 된다고 한다.
계절성 정동장애는 대개 20대 이상에서 발생하며,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점점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비교적 일조량이 적은 북반구 국가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낮에 햇빛을 쬘 수 있는 기회가 적은 순환근무자들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우울증 치료는 매일 일정한 기간에 강한 광선에 노출시키는 광선요법이나 항우울제 투여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울증이 아니더라도 다소의 우울감을 경험하는 경우 낮 동안에 밖에서의 활동을 늘리고 주위 환경을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바꿔주는 게 좋다. 낮 동안에는 커튼을 걷고 의자 배치는 눈이 창문 쪽을 향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밖에 규칙적인 운동이 효과적이다. 운동은 스트레스를 경감시켜주고 에너지를 높여주며, 정신적·신체적 만족감을 가져다준다. 낮 동안 햇빛을 받으며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이러한 계절성 정동장애라는 불청객은 예방할 수 있다.
한창수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 증세가 보이면 병원을 찾아 우선 진단을 정확하게 받고 약물, 정신, 인지 치료 등을 하는 것이 좋으며 신체활동이 저하될수록 증상이 심해질 수 있기에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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