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이어 태풍.. "한옥 천막지붕 날아갈라" 불안한 경주
제18호 태풍 '차바(CHABA)'가 북상하면서 제주를 비롯한 남부 지역이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지진으로 3000여채의 가옥이 파손됐던 경주 지역은 복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다시 태풍으로 인한 2차 피해가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주시는 양수 장비 등 응급 복구 수방 자재·장비를 재해 취약 지역에 배치하고 입간판 등 옥외 광고물, 축사, 비닐하우스 등 각종 시설물을 고정하는 비상 업무에 들어갔다. 저지대 침수 피해를 대비해 배수 펌프를 점검하고, 응급 복구 기관의 공조 체제를 확인했다. 지진으로 떨어져 내리거나 부서진 한옥 기와 가옥의 복구는 20% 정도다. 경주시 관계자는 "복구가 덜 된 한옥 기와 지붕이 현재 가장 취약한 상태"라면서 "지붕마다 임시로 덮은 방수 천막이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결속을 단단히 하고, 10㎏짜리 모래주머니 7000개를 마련해 천막을 누르는 보강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시는 재난 문자 시스템과 SNS(사회연결망서비스) 등을 통해 신속하게 주민들에게 태풍 정보를 전달할 예정이다. 포항시는 조업 중인 선박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키는 한편 소형 어선은 육지로 끌어올렸다.
제주에선 차바가 몰고 온 비바람 탓에 4일부터 중국에서 출발할 예정이었던 국제선 항공편들이 결항하고, 크루즈선들이 기항 일정을 늦추는 사태가 벌어졌다. 도 관광협회는 태풍이 통과하는 5일까지 국경절 연휴를 맞은 중국인 관광객 7000명 정도가 제주에 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주 육상과 해상엔 4일 오후 11시를 기해 태풍 경보가 발효됐다. 5일엔 최대 초속 40m 안팎의 강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초속 40m는 가로수나 전신주가 쓰러지고, 달리는 기차가 탈선해 넘어질 수 있는 수준이다. 서귀포항과 제주시 한림항 등 주요 항·포구엔 2000여척의 배가 태풍을 피해 정박했다. 도 교육청은 4일 긴급 상황판단회의를 열고 5일까지 학교장 재량에 따라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청도 자체 자연재난 TF팀을 가동해 비상근무를 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4일 연제구 거제동 부산의료원 뒤쪽 산사태 우려지를 비롯해 260여곳의 축대·옹벽·급경사지 등 재해 취약지를 점검했다. 배수 펌프장과 읍·면·동 등에서 보유한 양수기도 시험 가동했다. 시 재난대응과 직원 12명과 교통운영·도로계획·산림녹지과 등 태풍 지원 7개 부서의 직원 7명 등은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부산시 측은 "만조 시간대인 5일 오전 10시쯤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지대 침수지, 너울성 파도가 올 수 있는 해안가 등지에 피해가 없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항만공사는 4일 오후 7시부터 부산항을 일시 폐쇄했다. 부산시 교육청은 5일 부산 지역 유치원과 초·중학교에 임시 휴업을 지시했으며, 고등학교는 휴업을 학교장 재량에 맡겼다.
울산시는 인명 피해 등이 우려되는 66개 지역에 대해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또 폭우 등에 대비해 배수 펌프장 23개소에 대한 가동 준비를 마쳤고, 댐 4개소와 저수지 363개소 등 방재 시설 운용 조치도 마련했다. 이재민을 수용할 수 있는 학교와 마을회관 등 272개소를 수용 시설로 지정했고, 응급·취사 구호 세트 1500점을 확보했다. 또 굴착기·덤프트럭·크레인 등 방재 장비 841대를 응급 복구 등을 위해 대기시켰다. 강풍 피해에 대비해 울산 북구 정자항 등에 정박 중인 어선 800여척에 대해서는 배를 단단히 묶거나 육지로 옮길 것을 권유하고, 출항을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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