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0대 택시기사가 운전 중 의식을 잃고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고령(高齡) 운전자 관리에 경보등이 켜졌다.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20분쯤 승객을 태운 채로 서울 동작구 대방지하차도를 운행하던 택시기사 김모(62)씨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평소 심장 이상이 있었지만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 계속 운전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월 대전에서 남자 승객 2명을 태우고 가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택시기사 이모(62)씨는 평소 건강검진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고 한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국 택시기사 가운데 65세 이상은 지난해 말 현재 19.5%(5만4774명)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6월 기준으로 60세 이상 택시기사의 비중이 전체 8만5727대의 약 51%인 4만3429대에 이르렀다. 직장인 신모(52)씨는 "퇴근길에 택시를 탔는데 일흔 살 넘어 보이는 기사가 '귀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는 안내 문구를 붙여 놓고 있었다"며 "집에 가는 내내 불안했다"고 했다.
교통안전공단의 2013년 10월 논문에 따르면, 사업용 차량을 25년 이상 운전한 65세 이상 운전자 가운데 73.1%가 직전 3년간 사고를 낸 경험이 있었다. 반면 운전 경력 5년 이하인 운전자의 3년간 사고율은 7.5%였다. 고령 운전자의 사고율이 신참보다 10배가량 높은 것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65세 이상 고령 버스 운전사는 3년(70세 이상은 매년)마다 '운전 적성 정밀 자격 유지 검사'를 받도록 했다. 그러나 65세 이상 운전자 수가 버스(7969명)보다 7배 가까이 많은 택시는 검사 대상에서 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