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대책위 "서울대병원 가망없는 백씨 '병사' 만들어"

주치의 백교수 "유족 치료 거부했다" 주장 정면 반박
"응급실 온 직후 '가망없다' 판단…백 교수 수술 강행"

본문 이미지 - 故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 씨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부검이 불필요한 이유가 확인되는 동영상 공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6.10.3/뉴스1 ⓒ News1 허예슬 인턴기자
故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 씨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부검이 불필요한 이유가 확인되는 동영상 공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6.10.3/뉴스1 ⓒ News1 허예슬 인턴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투쟁본부)는 3일 "서울대병원이 가망이 없는 백남기씨에 대한 치료를 오히려 계속해서 진행했다"며 "유족이 치료를 거부했다"는 서울대병원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7시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씨가 병원 응급실에 실려왔을 당시 오히려 응급의는 '가망이 없었다'라고 판단을 내렸다"며 "그런데 갑자기 백선하 교수가 찾아와 수술을 하겠다고 결정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투쟁본부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해 11월14일 오후 6시56분쯤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뒤 오후 7시30분쯤 서울대병원에 도착했다. 이후 오후 9시30분쯤 응급의가 "백씨가 가망이 없으니 요양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가족들에게 설명헀다.

하지만 오후 10시30분쯤 등산복 차림의 백 교수가 나타나 "수술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결정해 가족들은 수술동의서를 쓰고, 이날 오후 11시35분쯤부터 약 4시간가량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에 따르면 수술 후 백 교수는 투쟁본부에게 "뇌가 기능을 다 못하고 있다"며 "현재는 장기가 건강해서 제한 없이 약물을 쓸 수 있지만 약 가지수가 늘어나면 향후 다발성 장기 부전이 와서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투쟁본부는 이 모든 정황을 들어 "의료진은 물대포로 쓰러진 백씨에 대한 사인을 어떻게든 병사로 만들기 위해 시간을 끈 게 아닐까라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투쟁본부는 의료진이 가족들에게 백씨의 상태를 설명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에서 의료진은 백씨의 초기 상태에 대해 "동공이 완전히 확대가 되서 통증을 줘도 전혀 반응이 없었고 그 상태는 거의 뇌사상태였다"고 설명하며, "일단 하는데까지 해보자. 뇌뿌리 반사가 한번 없어졌기 때문에 회복될지 어떨지는 모르겠는데"라며 수술 이유를 밝혔다.

영상에서 의료진의 발언을 분석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소속 김경일 교수는 "왜 희망도 없는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수술을 권했는지, 수술하고 치료를 하면서 왜 이렇게 길게 끌고 왔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만약에 당시 제가 저 의료진이었다면 '가망이 없다. 수술을 해도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고 얘기를 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오늘 서울대병원 특위가 기자회견을 하면서 백 교수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수술과 치료를 했다고 했다"며 "이는 서울대병원은 책임이 없다고 떠넘기고 전적으로 '백 교수의 작품이다'라고 선언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는 백씨가 사망에 이르까지 서울대병원의 의료진단서도 공개됐다. 이보라 인의협 소속 교수는 "의료진단서를 살펴본 결과 의료진은 가족이 동의를 하지 않아도 치료를 계속한 정황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며 "예를 들어 한 의료진단서에는 '보호자는 승압제(혈압을 높이는 약) 투여를 원치 않았지만 환자의 상태상 투여를 사용했다'라는 문구가 나오는 등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자가 의식이 없고 보호자가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으면 보호자의 의사를 존중해주는 게 일반적인데 너무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백씨의 큰 딸인 백도라지씨는 "우선 수술을 할 때부터 '생명연장을 위한 수술이다'라고 의료진으로터 설명을 들었다"며 "물론 정말 의료진이 일부러 병사를 만들기 위해 수술을 하고 치료를 했다고 판단할 순 없겠지만 당시 정황을 봤을 때 이상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후 5시30분쯤 열린 서울대학교병원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합동 특별조사위원회(특별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백씨의 주치의였던 백 교수는 "급성신부전은 지난 7월에도 발생했고, 당시에도 환자분의 가족분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지 않아 체외투석 등의 치료를 시행하지 못했다"며 "이러한 이유로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표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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