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보다 중한 건..그들의 '인간애'

박효재 기자 입력 2016. 9. 3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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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7일 최종 발표…예상 후보는?
ㆍ콜롬비아 내전 평화협정 가장 유력
ㆍ시리아 구호단체 ‘하얀헬멧’ 명단에 난민 아기 돌본 ‘그리스 할머니’도

콜롬비아 정부-반군 평화협정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오는 7일(현지시간) 노벨상의 꽃으로 불리는 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이번 평화상은 개인(228명)과 단체(148개)를 포함해서 가장 많은 후보가 올랐다. 후보 추천에 제한이 없고 강대국의 눈치를 보는 듯한 시상으로 ‘친서방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가장 주목받는 상인 것만은 분명하다.

콜롬비아 정부와 공산주의 무장혁명반군(FARC) 간 맺은 평화협정이 유력한 후보다. 평화상은 2012년 유럽연합(EU) 이후로 화학무기금지기구(2013년),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2015년) 등 단체 수상이 잦았다.

시리아 구호단체 ‘하얀 헬멧’

노벨상을 연구해 온 노르웨이 역사학자 아슬리 스베어는 로이터 통신에 “역대 후보 중 가장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일 열리는 국민투표를 변수로 꼽았지만 현지에선 찬성 여론이 높다. 협정이 평화상을 타면 1992년 과테말라 인권운동가 리고베르타 멘추가 수상한 이후 24년 만에 남미 국가에서 나오는 평화상이 된다.

평화상은 협정의 주역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티모첸코로 불리는 반군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에게 수여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지난 26일 콜롬비아의 서부 해안도시 카르테헤나에서 실탄으로 만들어진 펜을 이용해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온 내전을 종식하는 협정에 최종 서명했다. 전임 알바로 우리베 정부에서 ‘매파’ 국방장관이었던 산토스 대통령은 2010년 취임 후 비둘기파로 변신해 협상 타결을 이끌었다. 2011년 정부군에 사살된 알폰소 카노의 뒤를 이어 FARC 지도자가 된 론도뇨도 과거 강경파였으나 이번 협상에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태도를 보여줬다.

난민 돕는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할머니

시리아 내전에 의한 희생자와 난민을 도와 이름을 올린 후보들도 눈에 띈다. ‘하얀 헬멧’으로 불리는 시리아시민방위대(SCD) 구조대원들은 그중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 하얀 헬멧은 2013년 시리아 반군거점 지역인 알레포를 시작으로 민간인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구호단체다. 하얀 헬멧을 쓰고 포탄이 날아드는 내전 현장에서 시민과 반군, 정부군을 가리지 않는 인명 구조 활동으로 감동을 주고 있다. 하지만 시리아 내전이 아직 끝나지 않은 데다가 서방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수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하얀 헬멧은 대신 대안 노벨상으로 불리는 바른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 수상자로 선정됐다.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넌 시리아 난민을 도운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85세 할머니 카밀라 캄비시, 40세 어부 스틸라 발리아모스, 자원봉사자로 나선 할리우드 배우 수전 서랜든도 후보로 추천됐다.

러시아 인권운동가 스베틀라나 가누슈키나

크리스티안 베르크 하르프비켄 노르웨이 국제평화연구소 소장은 러시아의 인권운동가 스베틀라나 가누슈키나를 1순위로 꼽으며 “그가 수상한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연체된 비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학교수 출신인 가누슈키나는 구소련에서 일어난 인권탄압을 조사하는 인권단체 ‘메모리얼’의 창설에 참여하고, 체첸 분쟁 등에서 난민 지원에 힘썼다. 그는 푸틴 정부에서 인권이사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인권 및 시민단체 탄압, 언론·인터넷 검열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2014년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은 불법이라는 보고서를 크렘린 홈페이지에 올려 파장을 일으켰다. 이외에도 이란 핵 프로그램 협상 타결에 참여한 협상단, 미 정부의 정찰활동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등이 수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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