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설치할 곳'이 사실상 기준..예고된 '간택'

2016. 9. 3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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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왜 ‘롯데골프장’ 택했나]
기반시설 갖춰져 내년말 배치 유리
“후보지 3곳 다른 항목은 차이 없어”
주변 거주인구도 상대적으로 적어
원불교 성지·김천 시민 반발이 변수

국방부가 30일 롯데 스카이힐 성주 컨트리클럽(골프장)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를 배치할 대체부지(제 3후보지)로 확정한 것은 예상된 결과다.

국방부가 애초 성주 성산포대를 대체할 사드 배치 부지로 검토한 곳은 성주 골프장이 있는 경북 성주군 초전면 달마산과 금수면 염속봉산, 수륜면 까치산 등 3곳이다. 국방부는 이들 지역을 대상으로 사드의 작전운용, 안전, 기반시설·체계운용, 경계·보안, 공사소요·비용, 배치 준비 기간 등 6가지 기준으로 평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방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추천한 환경·전자파·토목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까지 꾸렸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런 절차 마련과는 별개로 처음부터 성주 골프장을 염두에 뒀다.

가장 큰 이유는 사드를 배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정부는 사드를 늦어도 내년 말까지 배치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7월13일 기자 브리핑에서 “내년 말까지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되 빠른 시일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27일(현지시각) 하원 청문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실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빨리 사드 배치를 가속화하려고 한다”고 압박했다.

까치산과 염속봉산은 도로와 전기 등 기반 시설이 없어 공사 기간이 길다. 터 닦기부터 각종 군사시설 뿐만 아니라 기반시설까지 새로 건설해야 한다. 반면, 성주 골프장은 도로와 전기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고, 골프장 부지도 대체로 평탄한 편이라 터닦기 등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국방부는 여야 정치권에 보고한 자료에서도 “까치산·염속봉산은 산림 훼손을 동반한 대규모 토목공사와 기반시설을 새로 설치해야 하므로 적기에 기지 조성이 제한되나, 달마산(성주 골프장)은 기반시설이 구비돼 있고 공사 소요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선정 기준에서는 3곳이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국방부는 “3개 부지 모두 사드 체계의 북한 미사일 방어 범위가 유사하고 주민 건강·안전 문제도 없다”고 밝혔다. 해발 고도 680m인 성주 골프장은 주변에 상주 인구가 많지 않다. 그러나 골프장과 가까운 김천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전망이다. 골프장에서 반경 5.5㎞ 안에는 인구 2100여명의 소규모 농촌 마을들이 산재해 있고, 인구 1만4천여명의 김천혁신도시가 7㎞ 떨어진 곳에 있다. 인근엔 원불교 성지인 2대 종법사 정산종사의 출생지가 있어 원불교의 반발이 성주 골프장의 사드 배치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곧 골프장 부지 취득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소파(SOFA· 주한미군지위협정) 절차에 따라 이 부지를 주한미군에 공여하는 데 필요한 협의를 벌일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 절차에 대략 한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행정 절차가 끝나면 사드 배치에 필요한 설계 및 시설 공사, 사드 배치 등의 절차가 진행되리라 예상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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