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서울대 의대생들 고 백남기씨 병사 판정 비판 성명 발표

이혜리 기자 2016. 9. 3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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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이 고 백남기씨의 사인을 ‘병사’로 판정한 서울대병원 의사들에 대해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 102명은 30일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대병원이 작성한 백씨의 사망진단서에는 선행사인으로 급성 경막하출혈, 중간선행사인으로 급성신부전증, 직접사인으로 심폐기능정지라고 돼있다. 병원은 직접사인을 기반으로 사망 종류를 ‘병사’로 분류했다. 그러나 사인을 병사로 보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들은 성명에서 “물대포라는 유발 요인이 없었다면 백씨는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므로 고인의 죽음은 명백한 외인사에 해당한다”며 “외상의 합병증으로 질병이 발생해 사망했으면 외상 후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사망의 종류는 외인사라는 것은 모두 저희가 법의학 강의에서 배운 내용”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이어 “직접 사인으로 심폐정지를 쓰면 안된다는 것은 국가고시 문제에도 출제될 정도로 기본적인 원칙이지만 버젓이 (백씨의 사망진단서에) 기재되었고 사망의 종류는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표기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서울대병원은 전문가 집단으로서 걸맞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어떤 이유에서 이런 논란이 빚어지게 되었는지 해명을 듣고 싶다. 전문가 윤리를 지켜오신 선배님들께서 이 사안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사망진단서의 병사 판정을 토대로 부검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치의가 급성신부전으로 인한 심정지사를 사인으로 보고 병사로 판단했다”며 “사망원인을 정확히 밝히기 위해 부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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