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찬가 부르던 증권가 "쥐구멍에라도"(종합)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한미약품이 또 한 번 대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이구동성으로 '한미약품 찬가'를 부르던 증시 전문가들이 30일 장 초반 등장한 돌발 악재에 주가가 수직 낙하하자 민망한 모양새가 됐다.
한미약품은 전날 장 마감 후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과 1조원 규모의 표적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작년에 글로벌 제약사들과 8조원 규모의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잇따라 맺은 데 이은 '연타석 홈런'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앞다퉈 한미약품 띄우기에 나섰다.
주가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리포트가 쏟아졌고 다른 제약·바이오주도 덩달아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이번 기술수출로 다른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며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100만원에서 109만원으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한미약품은 이날 장 시작과 동시에 5% 이상의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장 시작 후 약 30분 만에 공시된 악재 탓에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악재는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이 작년 7월 기술을 사갔던 내성표적항암신약 '올무티닙'(HM61713)에 대한 권리를 한미약품으로 반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었다.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은 이번 결정으로 올무티닙에 대한 새로운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다만 "베링거인겔하임에서 받은 계약금과 마일스톤 6천500만 달러는 반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으나 추락한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 주가는 전날보다 18.06%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인 50만8천원에 마감했다.
이 때문에 한미약품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던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의 원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미약품 주가에 보조를 맞춰 이날 상승세로 출발했던 다른 제약주들도 줄줄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200 헬스케어 지수는 8.82%, 의약품 업종 지수는 6.75% 급락한 채 마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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