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한진해운 영업망 양도 고려, 자산매각은 급하지 않아"

황시영|한정수 기자|기자 입력 2016. 9. 30. 16:50 수정 2016. 9. 3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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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근 현대상선 신임 대표 "수익성 회복 시급" 강조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한정수 기자] [유창근 현대상선 신임 대표 "수익성 회복 시급" 강조]

한진해운 법정관리 체제가 한달이 지나면서 법원이 한진해운의 영업망 양도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30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는 한진해운의 영업망을 '믿을 만한 다른 선사에' 양도하기 위한 안을 짜고 있다. 한진해운의 미주, 태평양 노선 혹은 전체적인 영업망 양도 계획은 삼일회계법인이 11월 4일 제출할 보고서에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망 최대한 빨리 매각...'2대 알짜 자산' 매각은 추후에

법원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영업망이 계속 훼손되고 있으니 최대한 훼손되지 않은 상태에서 믿을만한 선사에 노선별, 혹은 전체적인 영업망 양도를 고려하고 있다"며 "법원의 허가가 있으면 회생계획 인가전 영업권 양도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터미널, 대형 컨테이너선 등 한진해운의 다른 '알짜' 자산과 관련 "자산 매각은 급할 것이 없다"며 "개별 자산 분리 매각은 지금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에 남은 2대 '알짜' 자산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LA(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롱비치터미널과 1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이상 컨테이너선 10척이다. 이 자산들은 지금도 '알짜'지만, 11월말에 한진해운에 대해 청산 결정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알짜'이고 그 이후 매각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법원이 시급히 고려하는 문제는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롱비치터미널은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계약으로 올해말까지 매각이 불가능한 상태이기도 하다. 롱비치터미널은 덴마크의 머스크·중국의 COSCO 등 글로벌 선사와 현대상선 등 다른 선사들이 노리고 있지만, 스위스의 선사 MSC에 우선매수청구권이 있어서 MSC 외 다른 곳으로 매각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롱비치터미널에 54% 지분을, MSC는 46% 지분을 갖고 있다.

한진해운이 보유한 컨테이너선(사선) 가운데 매물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되는 컨테이너선은 1만TEU급 5척, 1만3000TEU급 5척 등 총 10척이다. 컨테이너선은 크기가 크면 클수록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이들 컨테이너선을 매입하려면 남은 선박금융을 이어받아야 하므로 선박금융 기관들과도 개별 협상을 벌여야 한다. 한진해운이 당초 컨테이너선을 살때부터 할부식으로 선박금융을 통해 샀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에 총 97척의 컨테이너선을 갖고 있었다. 이가운데 사선이 37척, 용선이 60척이었다. 용선한 60척 가운데 30일 현재까지 46척이 이미 선주에게 반선됐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하역이 끝난 용선 컨테이너선박은 바로 선주에게 반선하고 있다"며 "그래야 남은 용선료 부담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한진해운이 소유한 벌크선 44척 가운데 33척도 이미 반선됐다. 해수부에 따르면, 30일 기준 국내외에서 컨테이너선 52척이 하역을 완료했으며, 10월말까지 90% 이상 하역을 완료하면 물류대란은 진정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이밖에 한진해운은 유럽노선에 있는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지분 25%를 갖고 있다.

◇현대상선, 글로벌 선사 물리치고 한진해운 영업망·자산 흡수할까=당국의 바람대로 현대상선이 글로벌 선사들의 공략을 물리치고 한진해운의 영업망과 자산, 인력 등을 얼마만큼 흡수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법정관리중인 한진해운의 알짜 영업망과 네트워크, 자산, 핵심인력 등을 현대상선이 인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서는 유창근 현대상선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한진해운의 사업, 자산중 어느것이 현대상선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 사장은 30일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사옥에서 취임식을 갖고 현대상선 전 직원에게 '영업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독려했다. 그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약화된 수익성을 시급히 회복하고 내년 4월 출범하는 신규 얼라이언스 준비에 만전의 노력을 기울이자"고 당부하면서 △고객과의 신뢰 회복 △사업 단위별 채산 관리체계 강화 △채산성 및 선대 관리와 IT 접목을 선결 과제로 꼽았다.

'컨테이너맨'으로 불리는 유 대표는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컨테이너사업본부장을 지냈고, 인천항만공사 사장으로 옮겼을 땐 인천신항 컨테이너 물동량 확보에 주력했다. 현대상선은 컨테이너선 영업력 향상을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을 곧 발표할 계획이다.

법원은 11월 4일 삼일회계법인이 제출하는 '한진해운의 계속·청산가치가 담긴 중간 실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11월말까지 한진해운을 회생시킬지, 혹은 청산시킬지 결정한다. 법원은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지난 28일 한진해운에 대해 1100억원(대한항공 600억원과 산업은행 500억원) 지원안을 허가했다.

황시영 기자 apple1@, 한정수 기자 jeongsu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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