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위해서라면..' 러시아군 알레포 초토화 전략

입력 2016. 9. 3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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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 공습의 잔혹성 체첸 전쟁때와 유사

FP, 공습의 잔혹성 체첸 전쟁때와 유사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민간인을 가리지 않은 무차별 공습으로 시리아 알레포를 초토화한 러시아군의 공습은 그 잔혹성 면에서 과거 체첸 전쟁과 흡사하다고 포린폴리시(FP)가 29일 지적했다.

러시아군의 알레포 공습은 체첸 반군을 소탕하기 위해 수도 그로즈니를 마찬가지로 잿더미로 변화시켰던 블라디미르 푸틴의 반군 퇴치 방식에서 전례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또 잔혹 행위에 대한 한 서방의 강력한 항의를 부인, 묵살하고 있는 것은 이전처럼 서방의 분노가 쉽게 사그러들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FP는 지적했다.

푸틴은 지난 1999-2000년 벌어진 제2차 체첸 전쟁에서 반군을 소탕하기 위해 수도 그로즈니에 대량파괴무기를 동원해 무자비한 공격을 퍼부었다.

이로 인해 그로즈니는 완전 폐허가 된 가운데 수천 명의 주민이 사망하고 수만 명이 집을 잃었으며 당시 유엔은 그로즈니를 지구 상에서 가장 폐허가 된 도시로 지적했다.

전쟁의 성격이나 수행방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적'을 소탕하기 위한 푸틴의 접근방식, 곧 '잔혹함의 전략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동일하다는 지적이다.

러시아군은 당시 그로즈니에 대해 재래식 야포와 공중화력은 물론 핵무기에 버금가는 TOS-1 '부라티노'라는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무기를 사용했다. 열압력탄을 장착한 24발의 로켓을 동시 발사하는 이 신형 무기는 도시와 건물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드는 가공할 파괴력을 갖고 있으며 이번 알레포 공습에도 사용됐다.

러시아군은 크림 반도 병합에서처럼 무기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단 그 목적이 영토 수복 외에 반군의 사기를 무력화시키는 것일 경우 대본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물론 푸틴이 유일한 집행자는 아니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이란 등이 함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이들은 '시리아의 평화를 위해서는 충격적인 승리가 필요하며 저항이 불가능한 화력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FP는 지적했다. 그리고 알레포가 불행하게도 시범케이스가 됐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또 알레포 공습에 대한 서방의 비난에 대해서도 그로즈니 방식으로 부인과 묵살 방식을 택하고 있다. 증거를 앞세운 주장도 일축하고 있다.

그로즈니 전투 당시 파괴된 시가지 사진을 반군의 이간 공작으로 몰아붙였던 러시아는 이번에도 러시아군 측 공중 및 야포 공격에 대한 다수의 증거자료를 러시아정부의 테러퇴치 노력에 불신을 조장하기 위한 날조된 증거라고 일축하고 있다.

러시아의 이러한 수법은 일시적으로 발끈했다 쉽게 사그라지는 서방의 약점을 겨냥한 것이다. 인권을 운운하면서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감안한 현실정치에 쉽게 굴복하는 서방의 이중성을 간파하고 있는 러시아는 이슬람국가(IS) 파괴와 같은 목표에 직면할 경우 서방측이 러시아 측의 잔혹 행위를 쉽게 잊어버릴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실제 체첸 전쟁에서도 서방은 러시아군의 과잉 소탕 행위를 비난하면서도 실제 어떤 상응 조치도 취한 바 없다. 결국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분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믿음이 러시아 측에 깔려 있는 것이다.

물론 러시아 측의 이러한 계산은 크림 반도 합병 이후 서방의 제재가 지속되면서 제동이 걸리고 있다. 그런데도 러시아군의 잔혹 행위는 조만간 과거사가 될 것이라는 러시아 측의 기대감은 여전하다.

시리아는 여러 면에서 체첸과 양상이 다르나 푸틴은 체첸 유혈 내전에서 얻은 교훈을 시리아에 그대로 대입함으로써 시리아에 불행이 초래되고 있다고 FP는 지적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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