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7년만에 전교조 '분열'..새교사 노조 12월 출범

문일호 입력 2016. 9. 30. 16:00 수정 2016. 9. 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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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에 천희완 교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비민주성을 비판해온 교사들이 오는 12월 새 노조의 출범을 선언하면서 전교조가 창립 27년 만에 첫 분열을 겪게 됐다.

새 노조 구성원들이 전교조 내 온건파로 분류되는 '참실련' 계열인 것으로 알려져 전교조가 강경파와 온건파로 양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준비위원회'는 대영고등학교 천희완 교사(사진)를 대표로 선출하고 강령과 규약의 시안을 마련하는 등 새 교원노조 설립 활동을 공식적으로 시작한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전교조의 민주성 상실을 비판하며 새 교원노조 결성 의사를 밝혔던 '교육노동운동 재편모임'(대표 김은형 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의 서울 지역 모임 성격이다. 당시 재편모임은 "연말까지 우선 서울 지역에서 노조를 출범시킨 뒤 수년 내에 지역별 모임이 연합한 전국 조직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준비위는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회의실에서 발족 모임을 갖고 향후 창립할 '서울교사노조'의 규약·강령의 시안을 채택했다. 준비위는 오는 12월 8일 새 노조 설립을 목표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대표를 맡은 천 교사는 전교조 창립 초기 전교조 조사통계국장을 지냈고 2007~2008년에는 참교육실장을 지낸 전교조 지도부 출신으로 온건파다. 그는 "젊은 교사들이 전교조에 가입하기를 부담스러워 한다"며 "합법적이고 민주적이고 분권적인 새로운 교사노조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준비위는 최근 마련한 규약에서 '조합원의 의사결정 참여를 최대한 권장해 조합 내 민주주의를 실천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는 강경파(교찾사 계열) 전교조 집행부와 뚜렷이 선을 긋겠다는 행보다. 변성호 위원장 등 현 집행부는 8월 27일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다른 노조에 가입하면 조합원 자격을 박탈한다'는 내용의 규약을 신설해 통과시켰다.

일부에선 올 12월 전교조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내부 권력 투쟁이 결국 공식적 분열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과거 전교조가 촌지 근절 등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강경·온건파가 위원장을 번갈아 배출한 결과였는데 양측의 결별이 굳어지면 이 같은 견제·균형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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