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레스 장례식, 37개국 정상급 참석..'조문외교' 활발할 듯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지난 28일 93세로 세상을 떠난 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대통령 장례식이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거행된다. 외신들은 페레스 장례식이 라빈 장례식 이후 이스라엘에 치러지는 최대 규모의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영국 BBC 등에 따르면 크네세트(의회)에서 열리는 장례식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 전 세계 37개국 주요 지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오바마 대통령은 조사도 할 예정이다.
하레츠에 따르면, 아바스 수반의 참석은 본인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 거주하고 있는 아바스 수반이 이스라엘 땅에 발을 딛기는 2010년 이후 6년만에 처음이다.아바스는 1993년 오슬로 협정이 체결됐을 당시 야세르 아라파트 당시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의장과 함께 협정서에 서명한 사람들 중 한 명이기도 했다.
팔레스타인측 관계자는 AP통신에 아바스가 이번 페레스 장례식 참석을 통해 이스라엘 사회에 팔레스타인인들이 평화를 추구하며, 시몬 페레스처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의 노력에 감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경쟁세력인 하마스 측은 " 범죄자 시몬 페레스의 장례식 참석 계획을 철회하라"고 아바스에 촉구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레스는 살아있을 때 자신의 장례식 절차와 방식에 대해 직접 계획을 짜놓았다. 조문소는 예루살렘의 크네세트(의회) 앞에 마련돼있다. 장지는 예루살렘의 헤르즐산에 있는 국립묘지이다. 여기에는 1995년 암살된 이츠하크 라빈 총리도 잠들어 있다.
현재까지 참석이 확인된 정상급은 오바마를 비롯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맬컴 턴불 호주 총리, 유럽연합 정상회의의 도날트 투스크 상임의장,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총리,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 마테로 렌치 이탈리아 총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찰스 영국 왕세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이다. 일본에서는 나카타니 겐(中谷元) 전 방위상이 참석하며, 러시아에서는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이 참석한다.
미국에서는 오슬로협정의 막후 중재자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참석한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역시 초대를 받았지만, 유세 일정때문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CNN은 측근의 말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참석자 명단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중동 지역 참석자가 요르단의 자와드 아나니 수석장관과 요르단의 모하메드 6세 보좌관 앙드레 아줄라이를 빼고는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이는 고인에 대한 중동지역의 비판적인 평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지난 28일 페레스의 별세를 보도하면서, 고인이 핵무기 비밀 개발계획을 사실상 주도했으며, 1956년 이른바 수에즈 위기(2차 중동전쟁)을 모의하는 등 '전범'으로 비판받을 면이 많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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