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IND] 홈코트 지킨 연세대, '이종현 효과' 극복하고 정상 등극

박정훈 입력 2016. 9. 30. 08:09 수정 2016. 9. 3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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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박정훈 칼럼니스트] 승자는 연세대였다. 연세대는 29일 신촌 연세대 체육관에서 열린 2016 남녀 대학농구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고려대를  84-72로 이겼다. 4학년 에이스 최준용(200cm, 20득점 8리바운드)은 공, 수의 핵심으로 활약했고 주장에 걸맞는 뛰어난 리더십까지 선보이며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연세대는 3전 2선승제로 진행되는 챔피언 결정전의 1,2차전을 쓸어 담으며 홈&어웨이 리그가 출범한 후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 화려함을 자랑하는 강상재

1쿼터 초반 연세대는 4학년 천기범(186cm), 최준용 대신 김무성(185cm, 1학년)과 김진용(200cm, 3학년)을 투입했다. 그리고 허훈(180cm, 3학년)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갔다. 허훈은 2대2 공격을 시도했고 고려대는 점프아웃 수비로 맞섰다. 픽&롤을 하는 허훈과 이를 막는 고려대의 국지전은 무승부였다. 순간적인 이중수비를 상대로 그 사이를 뚫거나 크게 도는 방법은 결과가 좋았다. 안영준(196cm, 3학년)과 박인태(200cm, 4학년)의 득점은 이 방법을 통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직접 중거리슛을 던지는 공격은 잘 통하지 않았다. 공 소유 시간이 길어지는 부분도 아쉬웠다.

이에 맞서는 고려대의 공격은 강상재(201cm, 4학년)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강상재는 중거리슛과 3점슛을 넣었고 화려한 기술이 돋보이는 1대1 공격을 성공시켰다. 가로채기에 이은 속공 마무리로 나왔다. 득점 루트가 다양한 본인의 장점을 잘 살린 것이다. 백코트 콤비 김낙현(184cm, 3학년)과 최성모(187cm, 4학년)는 차례로 중거리슛을 넣으며 에이스의 뒤를 받쳤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점수를 올리고 허훈과의 국지전에서 비긴 고려대는 기선 제압에 성공하며 1쿼터 5분 47초에 15-8로 앞서 나갔다.

연세대는 천기범, 최준용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다. 최준용, 박인태, 김경원(200cm, 1학년)을 동시에 기용하며 높이를 보강한 연세대는 3-2 지역방어를 꺼내 들었다. 1차전에 앞선 중앙을 지킨 안영준 대신 최준용이 그 자리에 위치했다. 고려대는 바뀐 수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점수를 쌓는 속도가 느려졌다. 연세대는 고려대의 득점이 정체된 사이 졸업반 콤비를 앞세워 추격했다. 최준용은 속공 마무리와 포스트업, 천기범은 2대2 공격과 속공 마무리를 통해 득점을 올렸다. 연세대는 16-20, 4점차로 추격하며 1쿼터를 끝냈다.

▲ 연세대의 지역방어

2쿼터의 기선을 제압한 팀은 연세대였다. 200cm 3명(최준용, 박인태, 김진용)을 동시에 기용한 연세대는 최준용이 앞선 중앙을 지키는 3-2 지역방어로 고려대의 공격을 잘 봉쇄했다. 그리고 김진용(200cm, 3학년)의 속공 마무리, 허훈의 2대2 공격, 천기범의 돌파, 최준용의 도움을 받은 김진용의 골밑슛으로 점수를 쌓았다. 높이가 돋보이는 지역방어,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진 성공률 높은 공격을 선보인 연세대의 경기력은 뛰어났고 2쿼터 2분 7초에 24-25, 1점차로 추격했다.

연세대는 3-2 지역방어를 유지했다. 점수를 허용하지는 않았지만 균열은 발생했다. 고려대 강상재에게 계속 공격 리바운드를 허용한 것이다. 이에 연세대는 최준용을 2선 중앙으로 내리는 2-3 지역방어로 수비를 바꿨다. 이 변화는 나름대로 효과를 거뒀다. 고려대에 공격 리바운드를 내주는 횟수가 줄어든 것이다. 수비를 다시 안정시킨 연세대는 공격에서도 힘을 냈다. 수비의 성공을 허훈이 속공 마무리로 연결하며 역전에 성공했고 천기범의 3점슛이 터지며 차이를 벌렸다. 연세대는 2쿼터 4분 30초에 29-25로 앞서 나갔다.

연세대는 최준용 대신 안영준을 투입했고 계속 2-3 지역방어를 펼쳤다. 하지만 당하고만 있을 고려대가 아니였다. 강상재의 팁인 성공으로 득점 정체에서 벗어난 고려대는 장태빈(184cm, 2학년)의 중거리슛으로 점수를 추가했다. 오른쪽 코너에서는 최성모의 3점슛이 터졌다. 리바운드, 외곽슛에 약한 지역방어의 특징을 잘 이용한 것이다. '존 어택'에 성공한 고려대는 2쿼터 6분 42초에 32-30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역전을 허용한 연세대는 최준용을 투입했다. 수비는 계속 지역방어였다. 존을 상대로 고려대는 공격을 잘 전개했다. 한 박자 빠른 위치 선점과 간결한 패스 플레이를 통해 외곽슛 기회를 많이 만들어 냈다. 하지만 성공률이 문제였다. 공격 리바운드까지 잡아내며 기회를 이어갔지만 강상재, 박정현(204cm, 1학년), 최성모, 정희원(191cm, 4학년)이 던진 슛이 차례로 림을 돌아 나왔다. 고려대의 득점은 정체됐고 연세대는 안영준의 커트인, 최준용과 허훈의 속궁 마무리, 김기범의 돌파로 점수를 쌓으며 리드를 되찾았다. 연세대가 38-32로 앞서며 2쿼터가 끝났다.

▲ 경기를 지배한 '이종현 효과'

3쿼터 시작과 함께 고려대의 이종현(206cm, 4학년)이 나왔다. 이에 연세대는 최준용, 박인태, 김진용(이상 200cm), 안영준(196cm)을 동시에 투입하며 높이를 끌어올렸다. 높이 전쟁의 승자는 고려대였다. 연세대의 공격은 이종현이 있는 고려대 골밑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겉돌면서 위축됐다. 연세대의 득점은 정체됐고 고려대는 김낙현의 3점슛, 강상재의 골밑슛과 중거리슛으로 지역방어를 격파했다. 이후 터진 정희원-이종현이 합작한 3점슛은 연세대의 바뀐 수비(대인방어)를 상대로 한 첫 공격에서 나온 득점이었다. 고려대는 경기를 뒤집었고 3쿼터 2분 47초에 44-40으로 앞서 나갔다.

역전을 허용한 연세대는 반격에 나섰다. 그 방법은 '이종현 공략'이었다. 몸 상태가 나쁜 이종현의 기동력은 떨어졌고 연세대는 이 부분을 파고들었다. 박인태는 3점 라인 부근으로 나와 자신을 막는 이종현을 끌어 낸 후 허훈과 픽&롤을 시도했다. 발이 느려진 이종현은 볼핸들러 허훈을 제대로 압박하지 못했고 허훈은 3점슛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자유투를 얻어냈다. 또 박인태는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 팁인 득점을 올리며 재빠른 수비 전환이 불가능한 이종현의 약점을 잘 이용했다. 연세대는 3쿼터 4분 26초에 45-44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경기는 득점 쟁탈전으로 흘렀다. 고려대의 득점은 강상재가 주도했다.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중거리슛으로 득점포를 재가동한 강상재는 3점슛까지 넣으며 슛이 좋은 빅맨의 위용을 뽐냈다. 루키 빅맨 박정현은 골밑 득점을 올리며 뒤를 받쳤다. 이에 연세대는 천기범을 앞세워 대항했다. 천기범은 3점슛과 돌파를 통해 연속 득점을 올리며 공격의 중심에 섰다. 최준용은 공격 리바운드와 자유투로 13학번 동기의 뒤를 받쳤다. 3쿼터 후반 두 팀은 51-51로 팽팽히 맞섰다.

대학농구의 진수를 보여준 3쿼터. 그 마무리는 연세대가 더 뛰어났다. 연세대는 강력한 압박 수비로 고려대 가드진을 압박했다. 고려대는 강력한 대인 방어에 고전했고 공 배분의 임무를 맡은 최성모, 김낙현이 차례로 턴오버를 범했다. 고려대의 득점은 정체됐고 연세대는 신나게 달아났다. 천기범은 3점슛과 돌파로 연속 득점을 올렸고 허훈은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 중거리슛을 성공시켰다. 연세대는 58-51, 7점차로 앞서며 3쿼터를 끝냈다.


▲ 고려대의 득점 정체 현상과 승부수

3쿼터 후반에 시작된 고려대의 득점 정체 현상은 4쿼터에도 계속 됐다. 고려대는 강상재의 중거리슛과 돌파, 김낙현의 3점슛과 돌파를 통해 득점을 노렸지만 점수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 사이 연세대는 최준용, 허훈의 득점으로 62-51, 11점차로 달아났다. 고려대는 4쿼터 시작 2분 49초만에 김낙현의 자유투로 첫 득점을 올렸고 27초 후에는 박준영(195cm, 2학년)의 3점슛으로 첫 야투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연세대의 빠른 공격 시도를 전혀 막아내지 못하면서 차이를 줄이지 못했다. 연세대는 4쿼터 3분 45초에 66-55로 앞서 나갔다.

고려대는 포기하지 않았다. 박정현의 골밑슛, 최성모의 돌파와 얼리 오펜스 마무리로 점수를 쌓으며 4쿼터 4분 52초에 61-68로 추격했다. 하지만 계속 당하고만 있을 연세대가 아니였다. 고려대가 다시 낮은 슛 성공률로 고전하는 사이 확률 높은 공격을 펼치며 달아났다. 천기범과 최준용은 포스트업, 안영준과 허훈은 돌파로 페인트존을 공략했고 결과는 아주 좋았다. 연세대는 경기 종료 2분 26초전 77-67, 10점차로 리드했다.

고려대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작전시간을 요청한 고려대 강병수 감독 대행은 반칙 작전을 지시했다. 그 목표는 연세대 박인태였다. 대학농구리그 통산 자유투 성공률 64.7%(33/51)의 박인태가 공을 잡으면 반칙을 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 승부수는 실패했다. 연세대는 박인태에게 아예 공을 주지 않으면서 반칙 작전을 피해갔다. 그리고 최준용의 포스트업을 통해 착실하게 점수를 쌓았다. 연세대가 84-72로 승리했다.

 

▲ 팀을 승리로 이끈 연세대 3인방

연세대는 챔피언결정전 1,2차전을 쓸어 담으며 홈&어웨이 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에이스 최준용은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대학무대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는 상황에 따라 3-2 지역방어의 앞선 중앙, 2-3 지역방어의 2선 중앙을 지키며 존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리더십도 빛났다. 경기 종료 41초전 최준용이 속공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고려대 정희원은 거친 반칙을 범했다. 이에 연세대 선수단이 흥분하면서 분위기가 과열됐지만 최준용은 벤치를 향해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동료들을 진정시켰다. 주장의 품격이 드러나는 멋진 장면이었다.

백코트 콤비의 활약도 뛰어났다. 슈팅가드 천기범은 23득점을 올리는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천기범은 끌려 가던 1쿼터 중반 코트를 밟았고 추격전을 이끌었다. 승부처였던 3쿼터에는 10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포인트가드 허훈도 19득점 3도움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해냈다. 허훈은 완전히 막혔던 1차전과 달리 점프아웃 수비에 대한 해법을 어느정도 찾은 모습이었다. 픽&롤을 할때 수비수 사이를 뚫거나 크게 돌아가는 방법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승부처에서는 빠른 공격을 주도하며 득점에 기여했다.

# 사진=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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