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돌아가신 것도 억울한데, 부검이라니"

CBS 시사자키 제작팀 입력 2016. 9. 2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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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해 부검 막겠지만 강제집행 우려돼

- 사인 명백한데 어떤 자식이 부모님 부검을 원하겠나?
- ‘부검 할 수도 있다’ 작년 11월 처음 들어
- 첫 영장 기각 소식에 ‘아직 믿을 곳 있구나’ 생각
- ‘사망진단서’ 논란, 유족들로서 가장 당황스러워
- 사망 관련 의사소견서 발급도 거절 당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6년 9월 29일 (목)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백민주화(고 백남기 씨 유족)

◇ 정관용> 고 백남기 선생 부검영장 관련해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유족분들과 대책위측은 부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 일관되게 갖고 있죠. 그런데 일각에서는 정확한 사인 규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검해도 되는 거 아니냐라는 주장도 있고. 하지만 이 부검은 공권력에 면죄부를 주게 될 수 있다, 반대한다 이런 목소리도 들리고요. 지금 이 상황에서 누구보다 가장 힘든 분들 바로 유족분들일 텐데. 고 백남기 선생의 따님 백민주화 씨 연결해서 입장 들어보고 이어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이야기까지 함께 듣겠습니다. 먼저 백민주화 씨, 나와 계시죠.

◆ 백민주화> 안녕하세요, 백민주화입니다.

◇ 정관용> 먼저 저희 청취자 여러분들과 함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 전해 드리고 고인의 명복을 함께 빌겠습니다. 기운 내시기 바랍니다.

◆ 백민주화> 감사합니다.

◇ 정관용> 부검이 논란이다. 처음에 부검에 관한 얘기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들으셨어요?

◆ 백민주화> 저희 처음에 들었을 때는 작년 11월 사고 이후에 병원에 대기하던 혜화경찰서 정보관을 통해서 사망 직전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처음으로 들었었고요. 그리고 퇴근 후 와서 아버지가 위독한 시점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소문으로 듣기는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런 얘기를 경찰정보관이 아주 일찍부터 얘기했군요.

◆ 백민주화>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이런 식으로.

◆ 백민주화> 네.

◇ 정관용> 그런 얘기를 듣고 가족분들은 어떤 심정이셨어요.

◆ 백민주화> 처음에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는 저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생각했고 가족들 입장에서는 너무나 증거가 명확한데... 그때는 말도 안 된 억지일 뿐이고 앞으로 그런 시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증거가 이렇게 명확한데 그런 일이 발생하지 못할 거라고 저희 가족들은 생각했었습니다.

◇ 정관용> 첫번째 기각 결정 소식 듣고는 어떠셨어요? 너무 당연하다, 이렇게 생각하셨죠?

◆ 백민주화> 그렇습니다. 정말 당연한 결과 같았고 그래도 아직 믿을 곳이 있기는 하구나 생각도 했었는데 그런 생각이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두번째 영장이 발부되고 나서는 정말 어떠셨어요, 느낌이?

◆ 백민주화> 영장 발부 이후에 저희도 전문가들 의견들을 읽어보고는 했었는데요. 이렇게 많은 조건이 붙어 있는 영장은 본 적이 없다라는 그런 글도 읽었었거든요. 유가족을 배려한 듯한 조건들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부검을 허락한 것이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백민주화> 우리 가족은 결국 아버지가 법에 따라서 부검이 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할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면 많이 참담합니다.

◇ 정관용> 우리 유족분들은 그거에 합의할 생각이 없다. 어떤 조건이든 부검 자체를 반대한다, 이 입장에 변화가 없으십니까, 어떠십니까?

◆ 백민주화> 당연히 그렇습니다. 저희는 부검을 절대로 원하지 않고 부검을 할 이유가 없다고 의학계나 법학계 쪽에서도 이미 의견을 많이 낸 걸로 알고 있습니다.


* 2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 규탄 시국선언’ 에 참가한 백남기 농민의 차녀 민주화(아랫줄 가운데)씨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부검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정관용> 부검을 해서 더 명백히 확인하자, 이런 의견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혹시?

◆ 백민주화> 저희 아버지는 굉장히 건강한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물대포를 머리에 맞고 쓰러진 모습을 담은 수많은 증거 자료들이 있고 병원에서 수술 후 진단서에서도 외상성 급성 뇌출혈이라고 이미 나와 있거든요. 더 이상 명백히 할 이유가 없을 정도로 증거는 충분합니다. 그리고 고인이 되신 아버지를 부검까지 받게 하고 싶은 자식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렇게 돌아가신 것도 저희는 너무나 억울합니다.

◇ 정관용> 경찰측에서 영장에 유족들과의 합의를 전제로 했으니까 논의해 봅시다 이런 제안 같은 게 온 게 있습니까?

◆ 백민주화> 아직까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며칠 전부터 병원 주변에 경찰 병력이 많이 동원되고 있잖아요.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 백민주화> 초반에는 경찰들이 수백명, 수천명 모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조용하고요. 입구쪽에 나가보면 경찰차 한두 대 정도는 항상 대기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 정관용> 혹시라도 경찰이 영장을 강제 집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세요? 어떻게 보세요?

◆ 백민주화> 우선 저희가 영장 내용을 보면 유가족이랑 협의하라는 그런 조건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적어도 협의를 먼저 시도는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게 순서인 건 맞다고 보고요. 저희 유족들은 부검 자체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막아보겠지만 경찰들이 강제 집행을 하게 된다면 그때는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어떤 식으로 그걸 막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고 저희도 그런 상황에 대비해서 준비를 해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경찰이 이렇게 집요하게 부검을 하자라고 하는 생각이 왜 그런다고 보십니까?

◆ 백민주화> 경찰의 잘못이 워낙에 뚜렷하지만 본인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그 잘못을 덮으려고 하는 그런 의도일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지금 서울대병원측이 발급한 사망진단서도 의사협회 지침과 좀 다르다. 직접사인을 심폐정지라고 썼는데 이건 모든 사람이 심폐정지로 죽기 때문에 직접 사인을 이렇게 쓰는 경우도 없다. 그다음에 선행사인은 경막하출혈, 이런 쓰여 있는데 이게 외상에 의한 건지 아닌지 이걸 명확히 쓰지 않아서 문제다. 그것에 대한 유족분들의 의견은 어때요?

◆ 백민주화> 그 부분은 저희 가족이 가장 지금 당황스러워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아버지를 치료하면서 의사들도 같이 가슴 아파했고 또 10달 동안 아버지의 상황을 점점 악화돼가는 것을 가족들하고 의논하면서 함께했던 병원에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사망진단서를 발급을 한 거거든요. 저희가 이제 알아봤을 때 심폐정지는 사망현상이라서.

◇ 정관용> 그렇죠.

◆ 백민주화> 직접 사인으로 원래 적지 못하게 돼 있다고 봤어요. 그런데 서울대병원은 작성의 실수는 인정하나 수정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 정관용> 혹시 왜 이런 사망진단서를 발급했는지 병원 측에 함께했던 의사분들한테 물어보거나 그런 적 없으십니까?

◆ 백민주화> 저희가 그 부분은 질문을 한 적이 없는데요. 언론사에서 취재를 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병원에서는 수정 의향이 없다고 했고 저희 쪽에서는 아버지 사망에 대한 의사소견서를 부탁드린 적이 있는데 거절당했습니다.

◇ 정관용> 사망에 대한 의사소견서 부탁은 거절당했다.

◆ 백민주화> 네.

◇ 정관용> 그리고 사망진단서에 대한 병원 측과의 대화나 논의는 없었다.

◆ 백민주화>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저희도 아무튼 계속 관심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백민주화 씨, 기운 내시기 바랍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백민주화> 감사합니다.

◇ 정관용> 고 백남기 선생 따님 백민주화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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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시사자키 제작팀] wo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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