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협상을 브렉시트파에 맡긴 英 총리 전술 '삐거덕'

2016. 9. 2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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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브렉시트 3인방' 힘겨루기·업무분장 혼선으로 차질" "협상 전략 짜는데만 연간 930억원 혈세 필요할 것"

연구소 "'브렉시트 3인방' 힘겨루기·업무분장 혼선으로 차질"

"협상 전략 짜는데만 연간 930억원 혈세 필요할 것"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미래 국가 운명을 좌우할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브렉시트 지지자에게 맡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전술이 내부 힘겨루기와 불협화음을 노출하면서 삐걱거리고 있다.

유력 민간연구소인 '정부를 위한 연구소'는 29일(현지시간) 내놓은 '브렉시트 계획 짜기: 침묵은 전략이 아니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협상 전략을 마련하는 권한이 브렉시트부, 국제통상부, 외무부 등을 이끄는 이른바 '브렉시티어 3인방'에게 분산돼 있는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결정 국민투표 이후 취임한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을 관장할 브렉시트부를 신설하고 데이비드 데이비스를 장관에 임명했다.

또 EU 탈퇴와 더불어 각 국가와 독자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야 함에 따라 국제통상부를 새로 만들고 리엄 폭스를 장관에 앉혔다.

외무부 장관에는 보리스 존슨을 기용했다. 데이비스, 폭스, 존슨 등 세 명은 모두 브렉시트 지지자로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을 브렉시트 강경파에게 맡긴 셈이다.

보고서는 "이런 구조는 분열과 모순을 낳을 위험이 있고, 신설부처들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투명성 결여가 업무 진행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별도로 브렉시트 협상 전략을 짜느라 세 부처에 520명의 직원이 추가로 채용돼야 할 것이라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만 한해 6천500만파운드(약 930억원)라고 추정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협상 전략 마련을 둘러싸고 부처 간 힘겨루기에 빠져있는데도 메이 총리가 침묵하고 있는 태도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메이 총리가 협상 전략 초안을 어떻게 끌어내려 하는지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은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는 협상의 공식 개시를 뜻하는 리스본조약 50조를 연내 발동하지는 않겠다는 것 이외 영국 측의 브렉시트 협상 입장을 시사할 수 있는 발언을 일체 삼가고 있다.

보고서는 정부가 협상 전략 초안 마련을 위한 절차와 일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메이 총리에게 촉구했다.

여당인 보수당에서도 이런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보수당 의장을 지낸 켄 클라크 의원은 이날 방송 BBC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전선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알고 있는 이가 정부에 아무도 없다"고 질타했다.

클라크 의원은 브렉시티어 3인방은 협력할 수 없음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메이 총리가 이들 세명이 합의를 하도록 하는 데 끔찍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직전 내각에서 교육장관을 지낸 니키 모건 의원도 이날 라디오4와 인터뷰에서 총리가 가능한 한 빨리 브렉시트 계획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협상 계획을 내놓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사람이 '하드 브렉시트'나 '소프트 브렉시트' 입장을 갖게 될 것이다. 이는 정부가 결정하기가 어려워진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U 회원국들에선 협상에서 EU를 떠나는 영국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압박성 발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EU를 떠난 영국이 노동 이동의 자유와 단일시장 접근에 유연성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영국민에게 EU 바깥에 있는 다른 국민보다 더 많은 권한을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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