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화요비를 만나다①] "옛날사람이라 그런지..정규가 나와야 앨범 같아요"

강수진 기자 kanti@kyunghyang.com 2016. 9. 2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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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비. 사진|호기심엔터테인먼트 제공
화요비. 사진|호기심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촌뮤직’은 2000년대 새로운 음악 흐름의 산실이었다. 단선의 발라드 음악 시장을, 구불구불한 그루브가 가미된 R&B(리듬앤드블루스) 쪽으로 급속도로 변모시킨 곳이기도 하다.

당시 가요계에서 새로운 경향을 이끌던 ‘신촌뮤직’의 대표 가수가 바로 (박)화요비, 그리고 박효신이다.

정박보다는 변박에, 그리고 1박과 3박 대신에, 2박과 4박에 리듬감을 주던 이들의 등장은 음악팬은 물론 대중음악계 전반에 적잖은 여파를 끼쳤다.

‘박남매’로 불러곤 하던 두 사람의 보컬 기교와 애드리브는 내내 화려했고 아찔한 장면으로 다가섰다. 속삭이다가 이내 표효하는 것이 마치 ‘밀당’을 하는 듯했다.

박효신보다 한 살이 적었던 화요비는 우연찮게 가수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경우다.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던 고교생 화요비의 색다른 음색과 보컬 능력에 반한 한 작곡가가 신촌뮤직에 적극 추천하면서 가수의 삶을 살게 됐다. 가수로 데뷔하지 않았다면 클래식 연주자로 살아가고 있을까?

“벌써 16년이 됐나요? 지금까지 노래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28일 정규 앨범 발매를 기념해 인터뷰차 만난 화요비는 특유의 허스키한 웃음을 시종 머금었다. 털털하고, 재치있는 그의 말본새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주목받아 온 그것이다.

■정규 8집
이번에 화요비가 발표한 정규 8집은 1년 가까이 매만져서 들고 나온 것이다. 정규 앨범이 흔치 않은 요즘인 만큼 노고가 더욱 값지다.

“직접 가사를 쓰니까 여러 시간이 필요했고, 한 곡도 여러 번 편곡을 하고 녹음을 해왔으니까…. 작년 여름에 시작한 작업이 지금에서야 소개할 수 있게 됐네요.”

가수 본인도, 음악팬도 그의 정규 앨범에 특히 목말라 있었다.

“가수가 이런 말 하면 안되지만 적어도 제작자 입장에서 보면 정규앨범은 ‘소모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해요. 그럼에도 싱글과 미니앨범은 자꾸 성에 안차고, 옛날(?) 사람이어서인지 정규가 나와야 비로소 ‘앨범이 나왔다’ 싶고요.”(웃음)

싱글과 미니앨범에 드는 상념이 ‘고민’이라면, 정규엔 ‘고뇌’가 뒤따른다고 한다. 화요비는 “앨범 전반을 가로지르는 맥락, 플로우(흐름)를 위해 건강한 음악적 싸움을 벌여왔다”면서 “힘든 만큼 그래서 더 뿌듯하다”고 말했다.

앨범에는 모두 13개의 트랙이 들어섰다. 장르도, 보컬 창법도 다채로워 지루할 틈이 없다.

기성 팬과, 새로운 트렌드의 음악팬을 두루 만족 시킬 만한 배치가 특히 눈에 띈다. 타이틀곡도 그래서 2개다. ‘연애인’은 트렌디한 편곡의 R&B 장르를, ‘제가 돌아왔어요’는 브리티시 팝 계열의 장르와 창법을 각각 담고 있다. 앨범 속 악기 소리는 체코에서 녹음됐고, 마스터링은 50센트, 푸파이터스 등의 음반에 참여했던 세계적인 엔지니어 조 라포르타가 맡았다.

■목소리에도 이름표가…
최근 컴백을 앞두고 이뤄진 MBC <복면가왕> 출연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귀한 경험으로 남는다.

‘아씨가 타고 있어요 꽃가마’로 출연한 그의 목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단박에 알아봤다. 화요비가 노래 ‘바다새’를 부르다가 고음 부분으로 치고 올릴 때였다.

“몰라볼 거라 생각했는데…. 앞서 출연한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너무 감추다가 떨어지는 수가 있다고 해서, 그 부분을 잠시 질렀다가 결국 들통이 나고 말았지요.(웃음) 정말 철통 보안이더라고요. 화장실 갈 때도 꽁꽁 싸매고 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갈 수도 없고요”

자신을 금방 눈치 차린 게 아쉽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척 기쁜 일이기도 했다. 비슷비슷한 음색의 가수들이 많은 가요계에서 화요비의 목소리는 ‘유니크함’ ‘독보적인 음색’의 이름표를 뚜렷이 달고 있는 셈이다.

“준비한 노래를 모두 들려주는 3라운드까지 가는 게 목표였다”는 화요비는 “가면 속에서 노래했던 3~4분간은 정말이지 노래만 집중을 할 수 있었던 신기한 순간이었다”며 다른 많은 가수들의 출연을 권장했다.

한때 성대 용종으로 목소리를 잃을 법한 위기를 겪었지만 화요비는 이를 잘 이겨냈다.

“늘 걱정해주시고 질문해주는 분들이 많아서 깨끗해진 성대 사진을 들고 다니며 보여드리고 싶다니까요. 성대도 깨끗하게 괜찮아졌고, 음색도 맑아졌습니다.” <2편에 계속>

[인터뷰-화요비를 만나다②] “예능 키드? 어디든 불러주신다면 기꺼이 동참”

<강수진 기자 kant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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