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제때 안 준 엄마..미숙아 생후 5개월 만에 숨져(종합)

2016. 9. 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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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치사 혐의' 부모에 집행유예 4년 선고 재판부 "딸 사망한 후에도 평소 즐기던 게임 계속해"

'아동학대치사 혐의' 부모에 집행유예 4년 선고

재판부 "딸 사망한 후에도 평소 즐기던 게임 계속해"

(부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미숙아로 태어난 딸에게 생후 5개월간 분유를 충분히 주지 않아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부부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이언학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24·여)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A씨의 남편 B(33)씨에 대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이들 부부에게 각각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딸 C(1)양에게 의사가 권고한 충분한 양의 분유를 주지 않아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신 32주 만에 몸무게 1.9㎏인 미숙아로 태어난 C양은 20일간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A씨는 퇴원 당시 "3시간마다 한 번에 60㏄ 이상의 분유를 먹여야 한다"는 간호사의 안내를 받고도 5∼6시간마다 먹이거나 오후 10시부터 아침까지 아예 분유를 먹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젖먹이 딸이 숨지기 한 달 전 감기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을 때에도 담당 의사로부터 "분유를 60㏄씩 하루 4차례만 먹이는 것은 너무 양이 적다. 한 번에 100㏄ 이상씩 먹이라"는 권고를 받았으나 무시했다.

C양의 사망 당시 몸무게는 또래 평균 7㎏에 한 참 모자라는 2.3㎏으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영양공급이 부족한 상태였다.

A씨는 딸이 이유식을 먹기 시작해야 할 개월 수가 됐는데도 적은 양의 분유만 먹였으며 토를 하는 등 분유를 잘 먹지 않아 살이 찌지 않는다고만 생각했다.

B씨도 아내가 딸에게 제때 충분한 양의 분유를 먹이지 않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일한다는 핑계로 대부분의 시간을 집 밖에서 보냈고 귀가해서도 작은방에서 컴퓨터 게임만 하는 등 육아를 등한시했다.

A씨 부부 사이에는 숨진 C양 외에도 3살짜리 딸 한 명이 더 있었다.

재판부는 "부모가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아이를 방치해 생명을 잃게 한 경우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을 넘어 국가형벌권이 발동되는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다"며 "피고인들은 딸이 사망한 후에도 평소 즐기던 게임을 계속하는 등 보통의 부모라면 하기 힘든 태도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A씨의 경우 출산 당시 정신지체와 우울장애를 앓는 등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였고 미숙아를 어떻게 키울지 잘 알지 못해 '단지 저체중일 뿐 잘 자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의료기관이 미숙아인 피해자의 상태에 대해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고 주의 깊게 살펴 즉각적인 구호 조치를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있었더라면 적어도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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