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으로 번진 '가습기 살균제' 불안

박인혜,김세웅 입력 2016. 9. 28.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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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무해" 정부 해명불구 공포감 확산해당치약 소비자들, 아모레 고발
'가습기 살균제' 공포가 치약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일으킨 유해물질 중 하나인 CMIT/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메틸이소티아졸리논)가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 등 일부 치약에서도 검출됐다는 발표가 있으면서부터다. CMIT/MIT 성분은 주로 샴푸나 보디워시 등 주로 바로 씻어내는 제품에 보존기한을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다. 유럽에서는 구강점막 등에 사용하는 씻어내는 제품류에 대해선 15PPM까지 허용하고, 미국에선 사용 범위에 제한이 없다.

이번에 아모레퍼시픽 치약에서 검출된 성분은 이보다 훨씬 적은 0.0044PPM.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유례없는 생활용품 사망사건을 일으킨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의 공포심은 커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에 CMIT/MIT 성분이 포함된 미원상사의 또 다른 납품처인 애경산업과 코리아나화장품에도 불똥이 튀었다. 두 회사는 모두 논란이 커지자 "치약에 CMIT/MIT 성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선 치약이 화장품이 아닌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있어 인체 유해성과 무관하게 '애초에 치약에 허용되지 않는 물질'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아모레퍼시픽이 서둘러 치약 11종에 대해 자진 회수 조치를 내리고, 심상배 대표이사 사장 명의의 신문지면광고를 통해 사과문까지 게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구매일자나 사용 여부, 영수증 소지 여부와 관계없이 제품을 가져오면 무조건 환불해주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미 많은 양을 사용한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보상계획이 없어 소비자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밤 아모레퍼시픽 제품에 대한 회수 조치가 발표되자 27일과 28일 양일간 아모레퍼시픽 고객상담실에는 환불 문의가 폭주하며 전화 연결이 수시간 넘게 되지 않는 등 소비자 불만이 폭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습기 살균제 원료가 함유된 메디안 치약 소비자 14명은 28일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과 식약처장 등을 검찰에 약사법 위반과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형사고발했다. 이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넥스트로(대표 변호사 강용석)는 "아모레퍼시픽은 치약에 해당 성분이 들어 있음을 알면서도 계속 판매해왔다"며 "현재 메디안 치약의 시장점유율이 20%, 송염 치약이 5%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전 국민의 4분의 1이 잠재적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박인혜 기자 /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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