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지의 내 인생의 책] ④ 정태인의 협동의 경제학 | 정태인·이수연
[경향신문] ㆍ주류경제학은 틀렸다
주류경제학은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정보의 접근성은 모두 동일하고 완전경쟁시장에서 인간은 자신의 최대 이익을 위한 합리적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 사회에서는 정보를 모두가 동등하게 가질 수 없다. 세입자는 집을 구할 때 임대인과 공인중개사에 비해 지식도, 경험도 적은 상태로 흥정을 시작하는 데다 가격 결정권도 갖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 주류경제학이 가정하는 이기적 인간의 합리적 선택은 전제부터 틀린 것이다.
또 하나는 인간의 이타심과 협동심을 설명해낼 수 없다는 점이다. 혹자는 이타심 역시 이기심의 발로고 단순히 결과적 행위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인간은 자신의 최대 이익보다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있고, 바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제도다.
주위를 둘러봐도 협동심과 이타심의 증거는 있다. 이는 단순히 인간의 감정적 호소로 이해하는 차원이 아니라 또 다른 경제학의 관점에서 논증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껏 단 한 종류의 경제학만 배워서 문제였던 것이다. 이를 토대로 이기적이어도 된다는 학습을 받아온 것일 뿐 인간이 애초부터 협동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현대 사회의 불평등 위기가 젠더(성), 세대, 생태 분야로 점차 확대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놓쳤는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 다른 미래를 꿈꾸는 이들에게 다른 경제학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주어진다면 스스로 새로운 규칙을 통해 협동을 만들어갈 수 있다. 지금 이 시대가 문제가 있다면, 다음 세대에게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면 다른 경제학을 쥐여줘야 하지 않겠는가.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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