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점 줄줄이 적자인데도.. 식지 않는 면세점 전쟁

2016. 9. 2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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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신규특허 입찰 앞두고 앞다퉈 도전 선언

“롯데·신라 면세점의 벽이 이렇게 높은 줄 몰랐습니다.”(A면세점 관계자)

“욕심만 앞세워 면세점 사업을 하다가는 큰코다치겠습니다.”(B면세점 관계자)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면세점 사업 첫해부터 수십∼수백억원대의 적자를 내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 반면에 기존 면세점 사업자인 롯데와 신라의 매출은 오히려 올라 대조를 보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특허를 획득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5곳이 상반기에 모두 대규모 적자를 냈다. 이 가운데 신세계DF의 영업적자가 175억원으로 가장 컸다. 지난 5월 18일 후발 면세사업자로 참여한 지 40여일 만이다.

24년 면세점 운영 노하우의 워커힐면세점을 제치고 면세 사업권을 따낸 한화갤러리아는 174억원, 35년 전통의 국내 1위 롯데면세점(잠실점)을 제친 두타면세점은 160억원의 적자를 봤다.

워커힐면세점과 롯데면세점(잠실점)은 사업권을 빼앗기기 전에는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SM면세점(140억 원)과 HDC신라면세점(91억 원)도 적자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국내 1, 2위 면세점인 롯데와 신라는 치열한 경쟁 속에도 매출이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호텔롯데는 올 상반기 면세사업부문(롯데면세점)에서 2조7338억원의 매출과 232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8, 영업이익은 1.4 각각 증가했다. 신라면세점도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1조52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의 성패는 해외관광객 유치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신규 업체들은 해외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다. 일부 관광객을 유치하더라도 여행사 및 가이드 수수료를 빼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다음달 4일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입찰 마감을 앞두고 사업자들의 참여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면세점 2호점 후보지로 내세워 입찰에 참여한다고 이날 밝혔다. 신세계디에프는 반포 센트럴시티를 후보지로 결정했고, 현대백화점은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택했다. 롯데는 잠실 월드타워점 특허 재획득에,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특허 재획득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다른 후보군인 한화갤러리아, 두산, 이랜드 등은 아직 참여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불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일부 대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고 있던 면세점 사업에 후회를 하고 있다”며 “자칫 면세점이 난립되면 예전의 AK면세점 등과 같이 사업 포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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