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수학영재, 오래전 한국행 결심..수학교사 부친이 독려"
"탈북학생, 수학올림피아드 3연속 은메달…한국서 수학공부 지속 희망"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지난 7월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했다가 지난 24일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진 탈북 수학영재가 오래전부터 한국행을 결심하고 준비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7월 한국총영사관을 찾아 망명 신청을 한 탈북 학생은 한국과 인접한 북한 강원도에 살면서 한국 TV와 라디오 방송을 접할 기회가 많았으며 오래전부터 한국을 동경해왔다.
홍콩 언론이 제57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리정열(18) 군이라고 보도한 이 학생은 수학교사인 부친의 독려로 어릴 적부터 한국행을 준비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리 군의 부친은 수학에 재능을 보이는 아들의 미래를 위해 교사인 자신의 신분상 불이익을 각오한 채 틈만 나면 리 군에게 한국에 가야 살 수 있다며 한국행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3년 전부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리 군은 대회에서 한국 학생들과 만나면서 한국과 북한이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한국행 결심을 굳혔다.
리 군은 올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북한 대표팀 중 대회 출전 경험이 가장 많으며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해 201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과 작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대회에 이어 3차례 연속 은메달을 획득했다.
리 군이 오래전부터 탈북을 준비한 덕분에 대회가 열린 사이쿵(西貢)구 홍콩 과학기술대에서 20여 ㎞ 떨어진 홍콩섬 애드미럴티(金鐘)의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을 찾는 데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애드미럴티의 빌딩 5∼6층에 있는 홍콩총영사관 내 체류 기간이 70일 가량됐지만, 큰 불편을 호소하지 않은 채 밝은 모습을 보였다.
소식통은 "탈북 학생이 홍콩 체류 기간 내내 밝은 모습을 보였다"며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 직원들이 탈북 학생을 위해 영사관 내 임시 숙소를 마련하고 심야 보초를 섰으며 주중국 대사관의 탈북자 담당 직원들도 홍콩에 와서 탈북 학생의 심리 안정과 건강, 한국행 대비 등을 도왔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 민영통신사인 팩트와이어뉴스통신은 한국총영사관 직원들이 식사와 취침을 포함해 24시간 리 군과 동행했으며 시간 보내기 용으로 전자오락기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팩트와이어가 보도한 영상과 사진에도 리 군이 누군가와 웃으며 대화하는 밝은 모습이 보인다.
리 군은 한국에서 수학공부를 계속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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