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처리 절반 이하로 뚝.. 물류대란 조짐

박주희 2016. 9. 2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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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운행횟수 줄며 수송 차질

시멘트업계 물류 피해 가시화

보건의료노조도 파업 가세

국회 앞에서 “성과연봉제 저지”

내달 27일 2차 총력투쟁 예고

유일호 부총리는 “엄정 대처”

병원 등 의료기관 노동자들이 28일 성과연봉제 강제 도입에 반대하는 금융ㆍ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연쇄 총파업에 가세했다. 파업 이틀째를 맞은 철도 분야는 시멘트 물류 수송 등에 다소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노조 파업에는 근로복지공단 직영 11개 병원, 5개 보훈병원 등 16개 사업장 조합원 4,000여명(정부 추산 9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오전 9시부터 사업장마다 출정식을 진행한 뒤, 오후에 서울 여의도 국회 앞으로 집결해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가졌다.

애초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던 경희ㆍ한양ㆍ전남대병원 등 6개 지부는 전날과 이날 오전 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한 교섭(임단협)이 타결됐고, 서울시정신보건센터ㆍ한국원자력병원 등 쟁의 조정은 연장됐다. 하지만 이들 지부 조합원들은 휴가를 내는 등 방법으로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결의대회에서 ▦성과연봉제 저지 ▦인력확충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한 뒤 다음달 27일 2차 총파업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지하철ㆍ철도 노조는 전날에 이어 무기한 파업을 이어갔다. 이날 KTX 및 수도권 지하철은 평시대비 100% 운행했고, 새마을(61,3%), 무궁화호(63.1%), 화물열차는 31.5% 수준의 운행비율을 유지했다. 대체적으로 큰 혼란은 없었지만 화물열차 운행횟수가 줄면서 화물 수송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영남권 화물기지를 오고 가는 화물열차 운행 횟수는 평소 대비 30% 수준인 37회로 줄었다. 화물처리량이 가장 많은 부산신항역과 부산진역은 파업 전 각각 하루 1,401TEU(1 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534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했지만 현재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경기 의왕컨테이너기지(ICD) 내 오봉역의 화물열차 운행횟수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 때문에 오봉역의 화물 수송량은 기존의 60%대에 머물고 있다. 시멘트를 실어 나르는 영동ㆍ태백선 화물열차 운행횟수 역시 평소 30회에서 12회로 감축됐고, 충북 지역 화물열차 운행도 평소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이에 따라 제천ㆍ단양 지역에 몰려 있는 시멘트업계의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서울지하철의 경우 이날 1~8호선 근무대상자 7,823명 중 2,472명(31.6%)이 파업에 참여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출근 시간대(오전 7시~9시)와 퇴근 시간대(오후 6~7시)는 평시대비 100%의 운행비율을 유지했고, 낮 12시 기준으로는 92.2%를 기록했다.

철도ㆍ지하철 노사는 ‘강 대 강’ 대치상태로 접어드는 형국이다. 코레일은 이날 지방본부 국장 등 14명에게 직위해제를 통보하는 등 전날 포함 총 조합원 114명을 직위해제 했다. 부산교통공사 노조는 사측이 파업에 참여한 847명을 직위해제하자 박종흠 사장 등 7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관계부처장관회의에서 “기득권 지키기를 위한 파업은 해도 너무한 집단 이기주의이며 국민의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무노동무임금 원칙, 필수유지업무 준수를 철저히 적용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국철도노조와 지하철노조파업이 이틀째인 28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옥수역 엘리베이터에 한 시민이 쓴 ‘불편해도 괜찮아’라는 제목의 파업 지지글이 붙어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BS) 캡처

지하철 파업이 단기간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하철 3호선 옥수역에 한 시민이 대자보를 통해 철도 파업을 지지하기도 했다. 전날 옥수역 지하철에 붙은 “불편해도 괜찮아”라는 제목의 대자보에는 “철도 같은 공공기관은 성과보다는 공공성과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평소에는 개돼지 취급하면서 파업을 할 때만 귀족노조 프레임을 붙이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고 적혀있다. 이어 그는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를 위해 싸우는 철도ㆍ지하철노조의 파업을 지지한다, 당당히 투쟁하라”며 파업에 힘을 실어줬다. 네티즌들은 철도 파업을 지지하는 뜻을 밝히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대자보 사진을 공유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mailto:jxp938@hankookilbo.com)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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