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김영란법 시행 이후 더치페이 확산..구내식당 '북적'

정경재 2016. 9. 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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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정경재 기자 =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가운데 전북 전주시 효자동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친 공무원들이 각자 카드와 현금을 계산대 위에 내밀고 있다. 2016.09.28. jkj1122@newsis.com
【전주=뉴시스】정경재 기자 =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가운데 전북지방경찰청 직원들이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2016.09.28. jkj1122@newsis.com

【전주=뉴시스】정경재 기자 = "오늘부터 더치페이(Dutch pay) 할게요. 각자 계산해 주세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28일 전북 전주의 한 음식점 계산대 위로 손님 4명의 손이 동시에 올라왔다.

손님 2명은 신용카드를, 나머지 2명은 현금 1만원권을 내밀었다. 전북도청 소속 직원인 이들은 이날 1인당 6000원의 점심 식사를 하고 계산을 각자 마쳤다.

이 전에는 번갈아가면서 한 명이 모두 내는 식으로 계산을 했지만 이 날은 달랐다. 음식점 업주는 방문한 손님 대부분이 이렇게 각자 계산을 하는 이른바 '더치페이'를 했다고 말했다.

다른 음식점도 사정은 비슷했다. 전북지역 관공서가 밀집한 전주 효자동 신시가지 한 음식점 업주는 점심을 먹은 손님 중 90% 이상이 더치페이를 했다고 밝혔다.

이 업주는 "밥을 먹은 손님 모두가 각자 계산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은 장사하고 처음"이라면서 "아무래도 (김영란법 시행) 첫 날이니까 공무원들이 의식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각자 계산하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공무원들은 자연스레 청사 안에 위치한 구내식당을 찾았다. 저렴한 식권을 직접 구입해 식사를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이날 전북경찰청 구내식당은 점심시간이 되자 줄이 길게 늘어섰다. 구내식당을 찾은 직원들은 '여기가 싸고 마음도 편하다', '밖에 나가서 먹다가 구설수에 오르기 싫다', '각자 식권을 구입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염려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직원들은 법 시행 초기인데다 조항에 애매한 부분이 많아 자칫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구내식당을 꾸준히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경찰 간부는 "아직 법에 대해 명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문제의 소지가 생길 일을 만들지 말자는 게 공직사회의 공통된 분위기"라면서 "당분간은 직원들과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jkj11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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