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 '달의 연인' 박시은·우희진, 죽어도 죽지 않는 존재감

연휘선 기자 입력 2016. 9. 28. 15:13 수정 2016. 9. 2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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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포스터(위) 우희진 최후(아래 왼쪽) 박시은(아래 오른쪽)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배우 박시은과 우희진이 '달의 연인'에서 불멸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27일 밤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극본 조윤영·연출 김규태, 이하 '달의 연인') 11회에서는 오 상궁(우희진)의 죽음이 그려졌다. 해수(이지은)가 충주원 황후 유씨(박지영)와 공주 황보연화(강한나)가 꾸민 황태자 정윤 왕무(김산호) 독살 시도에 휘말려 범인으로 몰리자 대신 죄를 뒤집어 쓴 것이다.

그 동안 오 상궁은 해수(이지은)가 궁녀로 들어간 다미원의 수장으로 조용한 카리스마를 발휘했다. 다미원은 '달의 연인'에 등장하는 가상의 공간으로 고려 황실 구성원들의 몸 단장과 건강, 휴식 등을 책임지는 곳으로 묘사됐다. 이에 오 상궁은 21세기 현대에서 화장품 판매원으로 일했던 고하진(이지은)의 영혼이 들어간 해수를 눈 여겨 봤고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자상하게 딸 같은 제자로 키웠다.

게다가 오 상궁은 태조 왕건(조민기)의 과거 연인이었다. 그렇기에 오 상궁은 8황자 왕욱(강하늘)과 4황자 왕소(이준기) 사이에서 동시에 사랑을 받으며 정쟁에 휘말리는 해수의 상황을 누구보다 이해했고 동시에 염려했다.

그런 오 상궁의 죽음은 8황자에게 배신 당하고 4황자의 애정 어린 집착에 시달리는 해수에게 큰 깨달음을 남겼다. 또한 정쟁으로 인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긴장감을 더하며 살얼음판 같은 고려 황궁에서의 한 걸음 한 걸음을 조심스럽게 했다. 이에 오 상궁의 분량이 절대적으로 많지 않았고 캐릭터가 죽음으로 극을 떠났음에도 그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실 '달의 연인'에서 오 상궁처럼 해수에게 영향을 끼친 여성 캐릭터의 죽음은 오 상궁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해씨 부인(박시은) 역시 죽음과 함께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해씨 부인은 해수의 6촌 언니로 8황자 왕욱의 정실부인이었다. 그는 고하진의 영혼이 빙의해 고려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해수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폈고 동생보다는 딸처럼 생각했다.

이에 해수는 해씨 부인의 도움에 힘입어 고려에 적응할 마음을 먹었다. 무엇보다 해씨 부인은 정략 결혼한 8황자 왕욱이 해수와 서로 사랑하는 것을 알면서도 정실부인으로서의 자존심까지 내던지며 두 사람을 이어주고자 했다. 그는 지병으로 죽는 그 순간까지 8황자 왕욱에 대한 사랑을 말했고 해수를 부탁하며 해수와 8황자의 애정전선을 포장했다.

결국 해수와 8황자는 해씨 부인의 도움과 죽음을 계기로 더욱 돈독해졌다. 두 남녀 사이에 가장 강력한 방해 요인일 수도 있었던 해씨 부인이 스스로 상처를 감내하고 해수와 8황자를 응원하며 죽었다. 이에 해씨 부인의 최후는 아름다운 죽음으로 거듭나며 소녀 해수를 사랑에 빠진 여인으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극중 스토리라고는 하나 한 생명의 죽음 앞에 아름다움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은 분명 모순적이어야 맞다. 생명의 소멸은 어떤 경우에서든 안타까운 일이건만 이를 아름답다며 긍정적이게 여기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히 '달의 연인'에서 해씨 부인과 오 상궁의 죽음은 아름다웠다. 두 캐릭터 모두 자신들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상황 속에 해수의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하며 애틋함과 감동을 배가시킨 덕분이다.

무엇보다 각각의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소화한 박시은과 우희진의 열연이 시청자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먼저 프로그램을 떠난 박시은은 병색이 완연한 해씨 부인을 가녀리면서도 현명하고 청초한 매력의 여성으로 만들었다. 박시은 특유의 잔잔한 음성은 해씨 부인의 침착하고 선한 성품을 믿음직스럽게 보이도록 했다. 8황자 왕욱 역의 강하늘을 대할 때 사랑하면서도 포기하는 안타까운 심정의 복잡한 시선처리도 훌륭했다.

우희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반위(위암)을 앓고 있으면서도 다미원을 통솔하는 오 상궁을 강단 있는 여성으로 그렸다. 우희진의 기본적인 음색은 다소 높은 톤이지만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오 상궁을 위해 최대한 낮고 힘 있는 음성을 들려줬다. 또한 건조한 표정 가운데 애달픈 시선 처리로 태조 왕건에게 버림 받았으나 떠나지 못하는 가련한 중년 로맨스의 주역을 소화했다.

이처럼 안정적인 두 배우의 연기가 비극적인 캐릭터를 만나 시너지를 냈다. 두 캐릭터 모두 드라마의 초반과 중반에 하차하는 짧은 분량을 갖고 있었음에도 긴 여운과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비록 두 캐릭터는 죽었고 박시은과 우희진 역시 '달의 연인'에서 더 볼 수 없지만 배우로서의 존재감은 남았다. 누리꾼과 시청자들이 조연이었던 두 배우에 열광하고 짧게 등장했던 두 캐릭터의 죽음에 눈물짓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및 '달의 연인' 제작사 바람이 분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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