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여윳돈 '반토막'.."소비 늘고 저축 줄어"

정옥주 입력 2016. 9. 2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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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여윳돈, 예금 대신 보험 채권으로 이동"
"기업 자금부족 줄고 정부 여웃돈 늘어"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지난 2분기 가계들이 쓰고 남은 여유자금이 13조7000억원으로 2011년 3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가계들이 씀씀이를 늘린데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6년 2분기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 규모는 13조7000억원으로 전분기(24조3000억원)보다 5조7000억원(46.6%) 줄었다. 이는 지난 2011년 3분기(6조6000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는 일반가계 뿐만 아니라 소규모 개인사업자 및 소비자단체, 종교단체 등이 포함된다.

자금잉여는 예금과 보험, 연금, 펀드 등에 넣어둔 자금운용(50조3000억원) 금액에서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인 자금조달(36조6000억원)을 뺀 것이다. 가계 잉여자금은 지난해 2분기 25조8000억원, 3분기 23조5000억원, 4분기 21조1000억원, 올 1분기 24조3000억원으로 지난 1년간 줄곧 20조원대를 유지해왔다.

가계의 여유자금이 대폭 줄어든 것은 민간소비가 늘고 주택구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소상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민간소비가 지난 1분기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며 "통상 2분기에는 1분기에 비해 대외활동이 늘어나고 개학,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으로 소비가 많이 일어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저금리 속 부동산 시장 호조로 주택구입이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이다. 2분기 금융기관 차입금은 37조원으로 1분기 19조2000억원 보다 2배 이상 많아졌다. 이는 집을 사기 위해 빌린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차입금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주택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장기차입금이 29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17조5000억원 보다 12조1000억원이 늘었고, 마이너스통장 등을 포함한 단기차입금이 전분기 1조7000억원에서 5조7000억원 늘어난 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출이 늘어난 만큼 저축은 줄어들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은 50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조8000억원 증가했으나, 금융기관 예치금은 같은 기간 23조5000억원에서 19조1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2일 한은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에 따르면 올 2분기 총저축액은 144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5000억원 감소했다. 총저축률도 전분기 보다 0.7%포인트 감소한 35.5%를 나타냈다.

대신 보험 및 연금, 채권 등에 대한 가계의 투자는 늘었다.

보험 및 연금 준비금이 20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3000억원 늘었고, 채권은 7조3000원으로 10조2000억원이 늘었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2조6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문 팀장은 "보험 및 연금 준비금 규모는 가입자들의 납입 패턴에 따라 달라지는데 통상 6월 말, 연말에 납입하는 경우가 많아 2분기와 4분기에 늘어나는 현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채권은 전분기 보다 10조2000억원이나 늘었는데, 이는 저금리 기조 속 은행 예금에서 벗어나 투자처를 다변화하려는 투자자들이 비교적 안전성이 높은 채권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사들을 제외한 기업들의 자금부족 규모는 3조2000억원으로 전분기(3조5000억원) 보다 소폭 줄었다. 공기업 경영효율화의 일환으로 기업들이 차입금을 줄이고 상환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란 것이 한은 측의 분석이다.

일반정부의 자금잉여 규모는 세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5조3000억원에서 8조8000억원으로 늘어났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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