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준비' 이현승 "나보다 나은 후배들..원점서 재출발"

대전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2016. 9. 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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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현승.

두산 이현승(33)은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시즌 중 마무리를 맡으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프리미어12에서는 대표팀 마무리로 활약하며 기대하기 어려웠던 우승을 이뤄냈다.

올 시즌에도 팀이 독주하며 정규시즌에서 우승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 이현승은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시즌 1승15세이브 평균자책 3.65로 ‘타고투저’의 리그에서 선두 팀 마무리로 순항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며 변화가 찾아왔다. 6월 이후 4패 1홀드에 10세이브 평균자책 6.30으로 나빴다.

이현승은 원점에서 재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8-5이던 9회말 등판해 아웃카운트 2개를 준비하고 내려왔다. 아웃카운트 1개만 보태면 세이브를 추가할 상황이었지만, 우완 홍상삼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임무를 마쳤다.

이날 등판 내용은 이현승의 마음과도 닿아 있었다. 이현승은 시즌 중반 이후 부진했던 이유를 자가 진단하며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이현승은 그간 손에 쥐었던 것들을 내려놓았다. “지금은, 후배들보다 못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하나씩 다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승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지난해 받은 탄력을 그대로 이어왔다. 이현승 스스로 “잘 풀렸다”고 했다. 그런데 올해 여름을 맞으면서는 마음의 짐 같은 것이 생겼다고 했다. “부담이 생기기도 했다. 그래서 심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현승와 다시 한번 ‘리셋’을 하고 있다. 보직에 대한 무게감을 내려놓고, 벤치에서 내려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안에서 자기 공을 찾아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현승은 미세한 ‘볼끝’을 되살리는 데 우선 주력하고 있다. 전반기와 달리 어렵게 아웃카운트를 잡아가고 있는 것은 결정구가 약해진 탓이라는 자가 진단을 내렸다. 스트라이크 2개를 먼저 잡고도 커트를 당해 볼카운트가 늘어나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전 같으면 스트라이크 2개를 확보하면 결정구로 범타를 유도하거나 삼진을 잡는 확률이 높았으나, 이제는 파울이 되면서 투구수가 늘어나 고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현승은 한화전에서도 9회 첫 타자 양성우를 만나 볼카운트 0(B)-2(S)를 먼저 잡고도 8구까지 가는 승부를 벌여야했다. 두번째 타자 김주현을 맞아서는 볼카운트 3-2에서 파울 3개가 나온 끝에 9구만에 삼진을 잡았다.

이현승은 스스로 답을 알고 있다. 최선의 문제 풀이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두산 벤치는 시즌 막판 들어 경창철에서 돌아온 홍상삼, 상무에서 전역한 이용찬 등 새로운 불펜 자원을 얻었다. 하지만 이현승의 역할을 결국에는 키워 한국시리즈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이후 큰 경기 경험으로는, 그만한 마무리가 또 없기 때문이다. 이현승의 한달은, 두산에게도 중요하다.

<대전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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