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범죄학연구소장이 법조 브로커 노릇

오주환 기자 2016. 9. 2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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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재단 집안싸움에 끼어들어 "삼촌 중형 받게 로비해주겠다" 檢, 사기 등 혐의로 50代 구속

사학재단 광운학원 이사회를 둘러싼 집안싸움에 끼어들어 ‘법조브로커’ 노릇을 한 한국범죄학연구소장 최모(55)씨가 구속됐다. 범죄학연구소는 박사 30여명이 범죄학을 연구하고 논문을 발표하는 비영리학회다.

서울북부지검은 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최씨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최씨는 조모(74) 전 광운학원 이사장이 중형을 받을 수 있도록 검찰 및 법원에 로비해주겠다며 조 전 이사장의 조카 조모(57)씨로부터 2014년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5억610만원을 받은 혐의다.

광운학원을 설립한 고(故) 조광운씨의 장손인 조씨는 삼촌인 조 전 이사장과 갈등을 빚어왔다. 조씨는 2014년 6월 “조 전 이사장이 광운학원 계열 교육기관 관계자들에게 ‘조씨는 우리 집안사람이 아니니 가까이 하지 말라’는 말을 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2014년 2월 조씨에게 접근해 조 전 이사장이 중형을 받도록 도와주겠다며 돈을 요구했다. 당시 조 전 이사장은 교내 대규모 공사와 관련해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었다. 조 전 이사장은 재판에 넘겨졌고, 서울 북부지법은 지난해 5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 조 전 이사장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고 풀려났다. 이후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되면서 최씨는 올해 5월까지 조씨에게 계속 돈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를 했는데도 결과가 신통치 않자 조씨는 지난 7월 최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조사에서 최씨는 “조씨에게 받은 돈을 A씨에게 전달하면서 수차례 청탁을 했다”고 진술했다. 반면 A씨는 “최씨에게 빌려줬던 돈을 받았을 뿐이고, 조씨나 조 전 이사장과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조씨도 A씨를 모른다고 했다. 검찰은 최씨가 법조브로커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조씨로부터 돈만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범죄학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주말쯤 이사회를 열어 소장을 바꿀 예정”이라며 “다른 연구위원들에게 피해가 될까봐 난감하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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