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이 896일째 세월호 속에 있습니다"

2016. 9. 27.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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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수습자 가족 이금희씨의 외침 “딸을 찾아달라”
해양수산부 국감에서 울려퍼진 세월호 진실찾기
유경근 유가족대표 “정부 약속대로라면 세월호는 육지에 올라왔어야 한다”
“소통하겠다” 말하던 정부는 세월호 특조위 활동 강제 종료 통보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어머니인 이금희씨(왼쪽부터)가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해양수산부에 대한 오후 국정감사에서 딸을 찾아달라며 눈물로 호소하자 유경근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과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이 이를 듣고 있다. 세종/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27일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세월호 인양과정과 선체 정리,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에 대한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당이 집단으로 불참해 파행이 계속됐지만 야당 단독으로 국감이 진행됐다. 이날 유경근 세월호유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참고인으로 나왔다.

유경근 위원장(이하 유경근) : 미수습자 아홉 분이 지금 당장이라도 가족들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가장 적절하고 최선의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 현재 선체 인양이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하루빨리 이뤄지기 바란다. 정부가 상하이샐비지 인양 방법 채택하면서 가장 안전하고 선체 훼손을 적게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돌이켜보면, 130여개 구멍이 났고 중요한 부위가 절단됐다. 이미 선체에 상당한 훼손이 있다. 여전히 세월호는 물 위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선체 인양된 뒤 절단하겠다고 한다. 애초 저희 가족들에게 이야기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정인화 의원(국민의당) : 해수부는 무슨 약속을 했나

유경근 : 미수습자 수습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고,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기한 내 인양하겠다고 약속했다. 올 여름이면 끝낸다고 했는데, 해수부 약속대로라면 세월호는 육지에 올라왔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 바다 속에 있다.

김영석 장관(이하 장관) :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타실, 기관실, 타기실에는 천공(선체 구멍 뚫기)하지 않았다.

유경근 : 기관실과 조타실 중요한 부분인 것 맞다. 하지만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선체의 어느 곳을 조사해야 할지는 해수부가 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세월호 어느 것도 소홀하지 말고 인양을 해야 한다. 특히 선체를 인양한 뒤 객실을 절단한다는 것은 조타실, 기관실 조사를 못하게 하는 조치라고 못다.

장관 : 세월호가 크기가 큰데다 좌현으로 누워있다. 전문가그룹에서 안전하게 미수습자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그 방법이 괜찮다고 판단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유경근 :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진행했다고 하는데, 정부는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다. 인양 시작할 때부터 전문가들이 모여서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문제가 되고 있다. 선체 절단하는 것은 우리가 볼 때 불안정하고 위험한 요소가 많다. 지금 객실은 온전하지 않다. 선미 3~5층이 부서져 있어 잠수사도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구조에서 두부 자르듯 잘라내면 객실이 버틸 수 없다. 객실 보강해야 하는데, 기간이 또 많이 걸릴 것이다.

장관 : 전문가그룹에게 잘 전달해서 충분히 고려해 진행 하겠다.

유경근 : 세월호 보존도 걱정이다. 선체 정리한 뒤에 판단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말이다. 객실 절단하고 이것저것 문제가 되면 결과적으로 보존가치 없어지는 고물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세월호를 고물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부분에 대해 대안을 들어본 바가 없다.

연영진 해수부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 : 가족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한다. 우려하는 부분 선체 조사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해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유경근 : 누차 요청 했던 것은 어떤 공정이든 그 내용을 가족에게 설명하고 동의 구하고 설득해서 함께 믿고 기다릴 수 있는 과정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했다. (정부에게) 결과 통보 받고 이의제기하면 인양 방해하는 것처럼 비춰지게 했다. 정부 믿고 인양에 같이 하고 싶다. 그렇게 함께 할 수 있도록 과정들을 투명하게 해 달라.

장관 : 저희도 나름 노력했지만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유가족 답답하고 의견 있는 것 같은데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선체 정리 과정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강구하겠다.

김한정 의원(더불어민주당) : 세월호에 대해 우리는 잊지 않겠다고 했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얘기했다. 하지만 세월호 관련해 박근혜 정부를 믿지 않는다. 정부에서 세월호의 ‘세’자도 못 꺼낸다는 말이 나온다

유경근 : 세월호가 304명이 죽거나 돌아오지 못해, 그 규모 때문에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도 말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하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책임을 묻고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이다. 세월호 특조위의 공신력 있는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고, 나아가자는 것이다. 정부·여당이 막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족들을 폄훼하고 모독하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개정하고 특검 하자고 약속한 사안이다. 저희에게 요청했고 특검에 한계 알고 있었지만 받아들였다. 지금 이것이 막혀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을 20대 국회가 풀어 달라. 간곡하게 부탁한다. 특별법 개정해 특조위를 통해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선체 인양 빠른 시간 안에 온전하게 해야 한다. 노력하겠다는 말로는 안 된다.

세월호의 진실을 조사하기 위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도 논란이 됐다. 국정감사에서 “소통하겠다” “충분히 이해한다” “노력하겠다”던 해양수산부는 특조위에 이달로 위원회 활동 기간이 공식적으로 종료된다고 통보했다. 해수부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일(2015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특조위 위원의 임기를 계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세월호 특조위와 유가족들은 특조위 구성이 실제로 완료된(예산이 지급된) 2015년 8월 4일을 활동 시작 시점으로 보고 내년 2월까지가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직 세월호는 바다 속에 있는데 이를 조사해야 할 특조위 활동은 정부의 강제 종료 통보로 조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주홍 의원(국민의당) : 해수부가 9월30일 세월호 특조위 활동이 종료된다고 통보했다. 세월호 특조위 어떻게 되는 것인가?

유경근 : 국회가 찾아야 한다. 특조위 강제 종료 된다고 해도 인정하지 않는다. 세월호 특별법이 보장하는 기간 동안 충실히 조사할 것이다. 특조위와 가족협의회, 시민들이 함께 더 확대 강화된 조사 기구를 만들 것이다. 국민 조사단을 만들어 조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다.

이개호 의원(더불어민주당) : 법 시행이 됐더라도 특조위원이 없는 상황인데 어떻게 활동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나. 정부 입장은 백번 양보해도 납득이 안 되는 해석이다.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 : 해수부는 지난해 2월 특조위 활동 기간과 위원의 임기 종료일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법제처에 법령 해석을 의뢰했다가 ‘추가로 검토할 내용이 있다’며 심의를 보류한 뒤 결국 철회했다. 왜 그랬나?

장관 : 특조위 활동 기간이 특별법에 명확하게 규정돼 있어 법령 해석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세월호 인양 뒤 선체를 절단하는 문제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절단으로 결론내지 말고 충분히 시뮬레이션을 해보자는 제안도 나왔다.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 : 세월호 인양하고 미수습자 수습한 뒤 선체는 어떻게 되는 건가?

장관 : 선체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 진도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은데 진도와 가족들 논의해야 할 문제다.

위성곤 : 선체 상황 봐야 한다는 말은 세월호를 버리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시뮬레이션을 해보자. 세월호 안에 내용물들이 뭐 있는지 알고 있으니까 3차원 영상 등 시뮬레이션 돌려서 선체 정리 어떤 방식이 좋은지 해보자. 기술 많이 발전해 있다.

장관 : 검토해보겠다.

김영춘 농해수위 위원장(더불어민주당) : 시뮬레이션 어렵지 않아 보인다. 당연히 어떤 결과가 예상될지 부작용이 뭔지 시뮬레이션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장관 :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상임위원회나 다음 국감 때 보고하겠다

김영춘 : 해수부 종합국감 때 보고해 달라

새누리당이 국정감사에 집단적으로 불참하는 바람에 여당이 신청한 참고인의 경우 답변할 기회를 갖지 못할 뻔 했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인 이금희씨를 참고인으로 신청해 놓은 상태였다. 김영춘 위원장은 이씨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자리를 마련해 줬다.

이금희 :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대변한다. 국가의 의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우리 딸이 세월호에 896일째 있다. 896일째 4월16일로 살고 있다. 제가 이 자리에 나온 건 여당·야당·이념·정치를 떠나 미수습자를 찾아달라고 말하고 싶어서다. 정부가 찾아 주기만 기다리는 9명의 가족이 있다. 우리라고 이런 일을 당할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겠나. 장례도 못 치르고 있다. 정부가 반드시 찾아줘야 할 9명이다. 그 중에 한 명이 제 딸이다. 실종자라는 말을 쓰지 않도록 꼭 찾아 달라. 정부가 당연히 찾아 주리라고 믿고 기다린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사고 당일 두 번이나 통화를 했다. 엄마를 얼마나 찾았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미수습자 찾아주고, 유가족들이 일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 이런 고통은 우리가 마지막이길 바란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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