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바람 불어넣는 SK 김선중 단장 "2~3년내 우승 도전"

이웅희 입력 2016. 9. 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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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선중 단장이 지난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얼바인에서 진행 중인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농구단 운영에 대한 자신의 뜻을 밝히고 있다. 얼바인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얼바인(미국)=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KBL의 최고 인기팀인 서울 SK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얼바인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훈련할 때도, 연습경기를 할 때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을 코트 한 켠에서 사람좋은 미소로 바라보고 있는 이가 눈에 띈다. 지난 시즌 도중 SK 농구단의 새 수장 역할을 맡은 김선중(52) 단장이다. 김 단장은 감독, 코치들과의 소통은 물론 선수들 개개인에게도 옆집 형님처럼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이제 농구단에 온 지 10개월이지만 김 단장의 목표는 처음 부임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2~3년 동안 차근차근 전력을 다져 다시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지난 시즌 도중 새 단장으로 부임했다.
이제 10개월 정도 됐다. 지난 시즌 4라운드 정도 됐을 때 왔는데 당시 SK는 하위권을 맴돌았다. 팀이 침체됐고,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부임 당시 관중들에게 익사이팅한 경기를 해줘야 한다는 것을 선수단에 강조했다. 관중들을 배신하면 안된다. 지더라도 팬들이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시즌 마감을 잘하고 내년 준비도 잘하자는 얘기도 했다. 4라운드 후반, 5라운드 때 연승도 좀 하며 좋아지는 모습을 보인 게 소득이다. 생각했던 시즌 마감에 약간 못 미쳤지만 침체된 분위기를 끊고 이번 시즌 준비에 들어간 게 좋았다.

-농구단에 오기 전 어떤 일들을 했는가.
영업관련 업무만 20년을 했다. 영업전략, 영업실행 등을 했는데 항상 경쟁관계에서 움직였다. 마케팅전략을 하면서 장·단기 계획을 짰다. 인력과 재물을 함께 움직이는 업무를 했다. 영업과 마케팅 업무가 스포츠와 나름대로 연관성이 있다. 농구단에 와보니 이전에 내가 해온 업무들이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영업은 승부근성과 직결된다. 근성이 없으면 못한다. 스포츠와 일맥상통한다.

-농구단을 맡을 거라 생각은 했는가.
스포츠단은 한번쯤 맡을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을 쭉 해왔다. 내 생각보다는 1~2년 정도 빨리 오게 됐다. 현재 농구단 외에도 e스포츠 2개팀, 빙상, 펜싱, 수영, 골프대회까지 7개를 맡고 있다. 플랜도 짜고, 선수 육성에도 신경쓰고, 협회 관련 업무도 하고 있다. 많은 분야를 두루 걸쳐 하고 있다. 재무와 중장기 전략, 단기 운영의 삼각함수 밸런스를 잘 맞추려고 한다.

-선수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가는 게 인상적이다.
선수들보다 단장이 높은 위치에 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최대한 수평적인 위치를 유지하려고 한다. 내가 상위층에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같은 레벨에서 다가가 먼저 인사하고, 악수하려고 한다. 부상당한 선수들과 직접 얘기해보고 그들의 심리상태도 파악하고 있다. 훈련 전에도 ‘야!야!야!’ 구호를 외치는 것도 시작했다.

-SK가 지난 시즌 좋지 않았는데 어떤 팀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는가.
항상 최다 관중이 모이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경기력이 좋아야한다. 항상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테크니컬한 농구가 됐으면 좋겠다. NBA 골든스테이트를 보면 팀워크도 중요하지만 선수들 모두 테크니션이다. 관중들이 보며 흥분하는 농구를 한다. 그런 선수가 많으면 팀 전술, 전략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최다 관중을 위한 테크니션 육성을 선도해 나가려고 한다. 5월부터 미국에 와 선수들이 NBA 출신 코치들에게 개인기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지금도 전지훈련에 NBA 출신 코치를 불러 훈련시키고 있다. 기술을 배워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금방 되지 않는다. 2~3년 이상 걸린다. 선수마다 개인이 2~3년 동안 마스터하기로 한 기술을 정하기로 했다. 그 것을 통해 인센티브 등을 체크하기로 했다.

-테크니션 육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뭔가.
너무 많은 전술과 패턴을 하는 농구의 경우 선수발전이 없다. 관중도 줄어들 수 있다. 많이 움직이기만 하는 농구를 하면 혹사를 통해 선수의 몸도 망가질 수 있다. 팀의 패턴훈련과 함께 개인의 테크니컬 부분의 균형을 찾아가야 한다. 지금 한국농구의 패턴은 너무 많은 것 같다.

-농구에 대한 관심이 이전부터 많았던 듯 하다.
어려서부터 농구를 좋아했다. 길거리 농구도 뛴 적 있다. 본사에 있을 때도 SK의 농구를 많이 봤다. 하지만 팀 운영은 내 몫이 아니다. 감독과 코치의 몫이다. 감독, 코치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감독과 코치가 선수들의 정확한 목표를 잡아주는 게 중요하다. 외국인 선수와도 감독, 코치가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코치들 역시 수비, 슛 등 부분별로 전문성을 갖춰 선수들을 지도해야 한다. 지난 시즌 실패로 코칭스태프도 리더십에 대해 많이 생각해본 계기가 된 듯 하다. 시즌 준비를 3월부터 시작했다. 시즌을 마치고 1주일만 쉬고 소집해 바로 일했다. 다른 구단보다 1~2달 먼저 시작했다. 이런 부분들이 쌓여서 2~3년 안에 그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뿐 아니라 미래를 위해 유소년 농구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유소년 농구단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SK 주니어 나이츠에 뛰는 어린 선수들만 6100명이다. 다른 9개 구단 주니어 합해도 6000명 정도에 불과하다. 구단 브랜드로 직영점과 프랜차이즈점을 병행하고 있다. 주니어나이츠 대회를 1년에 1번씩 한다. SK에서 뛰다 은퇴한 선수들이 직접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은퇴한 선수들에게 생활의 터전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국가나 사회적으로 보면 농구 저변확대 효과가 있고, 엘리트 선수들을 육성할 수도 있다. 농구단의 사회적 책임이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주니어 나이츠 인원을 7000~8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목표는 2~3년내 우승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선수 구성이 예전보다 많이 약해졌다고 본다. 포워드 농구를 통해 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포워드 농구에서 멀어져있다. 하지만 포워드 농구를 다시 하기 위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많이 준비하고 있다. 걱정만 해서 될 게 아니다. 최소 2년 정도는 전력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 이번 시즌뿐 아니라 다음 시즌까지 보며 선수 구성을 하려 한다. 다음 시즌까지 전력을 다져 우승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이 생각은 단장 부임부터 지금까지 바뀐 적이 없다. 우승하고 나서 갑자기 하위권으로 밀리면 우승에 대한 부분이 제대로 축적이 안된 것이다. 휘발성으로 끝나면 안 된다. 10개 구단의 실력 차는 2~3% 정도라고 본다. 그래서 기술을 강조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NBA 코치들에게 배우는 것도 그 2~3%의 차별성을 위해 하는 것이다.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2~3년 내에 효과를 볼 것이고, 그 차이는 분명 드러날 것이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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