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102보충대 해체 역사속으로..지역 '희비' 교차

2016. 9. 2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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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상인들 '울상'..접경지 '활기'

춘천 상인들 '울상'…접경지 '활기'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박영서 기자 = 수많은 입영장정이 다녀간 춘천 102보충대가 27일 800여 명의 마지막 입영행사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따라 부대 창설 65년 만에 해체되는 것이다.

당장 지역 상인들 '희비'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매주 화요일 1천 명 안팎의 장정이 찾아 지역 경기를 이끌던 춘천지역 상인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해마다 다녀간 입영장정만 4만5천 명 안팎으로, 대략 따져도 300만 명에 가까운 청년들이 이곳을 거쳐 갔기 때문이다.

이날 마지막 입영식이 열린 신북읍 용산리 102보충대는 여느 입영 날과 다름없이 장정을 태워온 차들로 붐볐다.

하지만 입영장정 행사를 마치고 찾은 102보충대 일대는 벌써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비가 내린 흐린 날씨만큼이나 이 일대 지역 경기는 앞으로 어두울 전망이다.

일부 상점에는 아직 팔지 못한 시계와 신발 깔창 등 입대 필수품이 그대로 쌓여있다.

102보충대 인근에서 30년 넘게 닭갈비 집을 운영하는 홍모(70·여) 씨는 "입영 날 외에는 단골손님 말고는 여기까지 와서 닭갈비를 먹지 않는다"며 "노인네들 과잣값이라도 하려면 가게를 내버려둬야지 별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한 닭갈비 집은 이미 오래전에 영업을 중단한 듯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인근 주민들은 "주인이 이곳 사람도 아니고, 장사도 잘 안돼서 빚을 지고 도망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문 닫은 지 6개월도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102보충대 입구 인근에서 15년째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이모(74) 씨도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손님이 뚝 끊기는 것은 물론 인근에 소유한 건물을 춘천 시내의 닭갈비 가게에 임대해 임대료를 받았지만 더는 수입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씨는 "102보충대 활용방안이 나올 때까지 무슨 방법이 있겠느냐"며 "건물은 부동산에 내놓았으니 누군가 들어올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고, 이 나이에 어디 일하러 가봤자 누가 시켜주겠느냐"고 푸념했다.

입영장정과 가족 등 1천여 명을 운송했던 택시업계도 울상이다.

박상원(61) 춘천개인택시조합 위원장은 "102보충대가 없어지는 과정에 택시나 인근 가게 등과 논의가 없어 불만은 있지만, 국방 정책인데 어떻게 하겠느냐"며 "타격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직접 입영제에 따라 입영대상자와 가족 등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 화천과 양구, 인제 등 접경지 지자체는 손님맞이 준비로 들뜬 분위기다.

사단 직접 입영제를 통해 연평균 5만4천 명의 장정이 도내 8개 시·군 12개 사단의 신병교육대로 입영할 예정이다.

이들 지역에는 직접 입영제 실시로 평균 4명의 친지가 방문한다고 예상할 때 연간 2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화천군은 외식과 숙박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섰고, 양구군은 진입도로 확충과 지역 농산물 판매장을 신설하는 등 직접 입영제가 시행되는 부대가 있는 지자체마다 분주하다.

지역에 모두 3개 사단이 있는 화천군은 올해 말까지 16회 모두 3천500명 안팎으로 와 함께 온 가족과 지인을 합칠 경우 최소 1만5천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양구군은 지역의 2개 사단에 직접 입영제 시행으로 연 7만 명이 양구를 방문해 50억 원 가량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각 군부대도 시설 점검과 입영문화제 준비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덕후 화천군번영회장은 "그동안 남북관계 경색에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지역 경기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나마 직접 입영제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상인들은 입영장정과 가족을 위해 서비스 등을 높이는 등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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