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함석헌 선생의 책이 쓰여졌던 암울했던 시대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이거구나' 하고 짚어낼 수 있는 실천적 힘을 읽을 수 있습니다. '헬조선'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읽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시대의 예언자이자 사상가인 함석헌(1901~1989)의 글 중 대표적인 글 94편과 시 11편을 모은 '함석헌선집 1~3권'(한길사)이 출간됐다.
기획과 작품 선별, 해설작업 등에 참여한 김민웅 경희대 교수, 김영호 함석헌학회 회장, 이만열 함석헌학회 명예회장, 윤영천 인하대 교수 등은 27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입을 모아 이번 선집이 "광활하면서도 깊이있는 함석헌 사상의 고갱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자부했다.
'함석헌 전집'은 함석헌 탄생 115주년, 한길사 창립 40주년을 맞아 한길사와 함석헌학회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외국의 철학자와 사상가만 대단한 듯 입에 올리는데 함석헌도 (세계에 통하는) 보편적 사상을 담고 있다. 함석헌은 우리의 사상적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중요한 카드라고 생각한다"면서 선집 발간의 의의를 설명했다.
함석헌은 폭력에 대한 거부와 권위에 대한 저항정신 등을 바탕으로 평생 사람의 도리와 생명의 본질을 설파해왔다. 이번 선집은 특히 '사상적으로 의미가 깊은지,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는지, 독창적인 사유와 발상의 전환을 꾀했는지, 사회개혁의 원리와 방법을 논했는지, 생애의 전환점을 기술했는지' 등을 기준으로 삼아 수록글이 선정됐다.
제1권 '씨알의 소리'는 기독교와 동양종교 그리고 역사에 대한 글을 모았다. 기독교 정신의 참뜻은 무엇인지 동양철학, 특히 노장사상과 불교 속 숨은 정신이 무엇인지 밝혔다. 제2권 '들사람 얼'은 민중과 민족 그리고 통일 문제를 다룬 글을 모았다. 세계화 시대에 국가주의·민족주의의 한계를 지적하고 ‘뜻’으로 대표되는 보편적인 역사관이 필요함을 밝힌다. 제3권 '인간혁명'은 실천의 문제를 다룬 글을 모았다. 실천의 의미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폭력 평화운동의 가치를 밝혔다.
김민웅 경희대 교수는 이 선집이 특히 소위 '헬조선'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잘 읽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과학과 영성을 연결시키는 세계 사상의 움직임이 있고 국내에서도 인간 자체의 내면적 변화를 갈망하는 힘이 자라나고 있다"면서 "함석헌의 글은 기존의 종교와 철학, 역사를 뛰어넘어 본질을 치고들어가는 힘이 있기에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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