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갈피를 못 잡는 가을 날씨..늦더위에 요란한 비까지

공항진 기자 2016. 9. 2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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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서서히 가을의 한가운데로 접어드는 9월 하순, 그나마 이제 9월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날씨가 영 가을답지 않습니다. 지독했던 올여름 폭염을 한 방에 날려 버린 찬 공기가 높고 푸른 가을 하늘로 올가을의 예고편을 보여준 지도 벌써 한 달이나 지났는데 말입니다.
 
마치 여름철 하늘처럼 뭉게구름이 흘러가기도 하고, 계절을 모르는 뜨거운 햇볕이 손 부채질을 재촉하기도 하더니, 오늘은 잔뜩 찌뿌린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째 가을비라고 하기에는 2%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오늘(27일)은 모처럼 서울을 비롯한 중부와 전북, 경북을 중심으로 비가 오겠는데요, 강수량은 적게는 5mm에서 많게는 50mm 정도로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겠습니다. 문제는 이번 비가 조용한 가을비의 모습 대신 요란한 여름비의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비가 종일 조용하게 이어지기보다는 내리는 듯 마는 듯 가는 비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강하게 쏟아지는 경우가 있겠는데요, 곳곳에서 천둥 번개가 치고 돌풍이 불 것으로 보입니다. 잘못한 일이 많은 사람들은 크게 놀랄 수도 있겠네요. 가을답지 않게 비가 요란하게 내리는 이유는 최근 이어진 늦더위와 관련이 깊습니다.
 
일기도를 보면 진작 물러갔어야 할 북태평양 고기압이 여전히 힘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세력을 크게 확장하면서 더운 공기를 한반도 쪽으로 불어넣고 있는데, 이 때문에 어제(26일) 동두천과 정읍 등 일부의 기온이 30도를 웃돌기도 했습니다.
 
9월 들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태풍도 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기세에 밀려 타이완 섬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데요. 매우 강한 중형태풍으로 발달한 17호 태풍 ‘메기’는 오늘 중 타이완 섬을 관통한 뒤 내일 중국 푸저우 남쪽 해상에 상륙해 열대저압부로 약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북태평양 고기압과 태풍의 움직임은 10월 초까지 지켜봐야 합니다. 북쪽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확장해 영향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맑고 푸른 가을하늘을 기대하기도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니까 가을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당분간 구름이 많이 끼겠고 남부와 제주도에는 비도 잦을 것이란 예보가 나와 있습니다. 수요일인 내일부터 2,3일 가량은 남부와 제주도 곳곳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부의 비는 주말에도 가능성이 있는데요, 중국에 상륙한 뒤 소멸할 것으로 보이는 17호 태풍 ‘메기’가 남긴 비구름이 영향을 줄 가능성 때문입니다.
 
이번 비로 늦더위의 기세가 꺾이면서 서울의 낮 기온은 25도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계절이 한 달가량 뒷걸음질 치고 있었는데, 이제야 9월 하순의 제 모습을 되찾겠네요. 남부의 늦더위도 내일부터는 한풀 꺾일 것으로 보입니다.
 
날씨가 가을답지 못하기는 하지만 가을은 가을입니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가 없는데요, 강원도의 높은 산들은 슬그머니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있습니다. 어제는 설악산 정상부근의 20%가량이 단풍에 물들면서 올가을 단풍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단풍은 이제 서서히 남쪽으로 이동할 텐데요, 민간 기상업체 ‘웨더아이’는 설악산에 이어 오대산이 10월 3일쯤 단풍이 들기 시작하겠고, 치악산의 단풍은 10월 12일쯤, 속리산의 단풍은 10월 17일, 북한산의 단풍은 10월 19일쯤 물들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은 10월 21일쯤 단풍이 들기 시작하겠고, 절정기는 보름 이상 지난 11월 6일이 될 것으로 ‘웨더아이’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단풍시기 전망과 같은 계절예보를 민간 예보사업자들이 발표합니다.)     

공항진 기자zer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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