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인사이드]상금 규모를 바꿔놓은 유저들의 힘

강영훈 2016. 9. 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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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미국에서 열리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은 전세계 LoL e스포츠 팬들의 축제다. 국내 팬들에게는 ‘롤드컵’이라는 칭호로 더 유명한 월드챔피언십은 매년 출전 국가, 선수 등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세계적인 권위의 대회답게 상금도 크다. 2백만 달러의 총상금 중 우승팀에게는 미화 1백만 달러(한화 약 11억 88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게임 대회에서 우승 한 번 했다고 10억을 넘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도타2 글로벌 대회인 T.I(The International)을 몰라서다.


이미 2015년 크리켓 월드컵(1,020만 달러), 마스터즈 골프(1,000만 달러)를 넘어 NBA 상금 1,500만 달러까지 돌파했던 TI는 올해 2천만 달러 이상의 총상금을 기록했고, 우승팀 중국의 윙즈 게이밍은 912만 달러(한화 약 100억 7천만 원)의 어마어마한 상금을 획득했다.

 

기네스에 오를 정도로 엄청난 금액. e스포츠 단일 대회 사상 최고 금액이다.

도타2가 상금으로 e스포츠 대회 역사의 획을 그을 수 있었던 데에는 개발사인 밸브의 기획력과 유저들의 관심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온라인 관전이 가능한 티켓 판매 수익의 일부를 상금에 보태는 한편, 특별 한정 아이템이 포함된 기록서를 판매해 크라우드 펀딩 형식으로 상금 액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린 것이다.

 

라이엇 게임즈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상금을 늘릴 계획이다. 2016 월드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게임 내 아이템 판매 수익 일부를 선수들에게 줄 상금에 더하기로 한 것. 챔피언십 스킨과 와드에서 발생하는 매출액 25%를 분배할 경우 팀과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라이엇 게임즈는 만약 작년에 이 룰이 적용되었다면 롤드컵 상금이 두 배 이상으로 뛰었을 것이라 설명했다.

 

DLC 판매 수익을 통해 상금 규모를 늘리기로 한 캡콤컵.

장르는 다르지만 최근 유명 격투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제작사 캡콤도 최근 글로벌 대회인 캡콤컵의 상금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역시 추가 다운로드 콘텐츠(DLC) 판매 수익 일부를 상금에 보태는 방식이다. 현재로서는 우승 상금이 기존 12만 달러에서 20만 달러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격투 게임 대회에서는 역대급 상금이다.

 

이렇듯 도타2와 LoL, 스트리트 파이터 등 앞서 언급했던 e스포츠 리그의 상금 규모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던 배경은 다름 아닌 유저들이었다.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통해 서로 윈윈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게임 충성도가 높은 유저들은 아이템 구매시 비용의 일부가 선수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전문 조사기관인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e스포츠 산업은 2012년 이후로 매년 29%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예컨대 한국에서 열렸던 2014년 롤드컵 결승전은 2천 700만 명의 시청자 수를 기록해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월드 시리즈 7차전 시청자 수 2천 350만 명, 미국 프로농구(NBA) 결승전 시청자 수 1천 800만 명을 크게 압도한 바 있다. e스포츠 산업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통 스포츠 종목 부럽지 않은 결승전 상금은 팬들이 이뤄낸 의미 있는 숫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포모스 강영훈 기자 kangzuck@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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