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교대생 43명 실종·피살 2주기.."계속되는 진실 은폐"

2016. 9. 27. 02:1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사책임자 돌연 사임 후 영전..경찰, 진상규명 촉구 집회 강제진압·연행

수사책임자 돌연 사임 후 영전…경찰, 진상규명 촉구 집회 강제진압ㆍ연행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에서 교대생 43명이 집단으로 실종된 후 피살된 사건이 2주기를 맞았다.

2014년 9월 26일 멕시코 서부 게레로 주 이괄라 시에서 아요치나파 교육대생 43명이 실종된 뒤 시신이 모두 불태워진 채로 발견됐다.

당시 이들은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46번째 기념일 행사에 참석하려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경찰에 억류된 후 실종됐다.

이후 멕시코 연방 검찰은 지난해 1월 교육대생들이 갱단에 의해 모두 피살돼 이괄라 인근 코쿨라 시의 쓰레기매립장에서 시신이 불태워졌고 유해가 인근 강에 버려졌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연방 검찰은 '전사들'이라는 갱단이 학생들이 자신을 공격하려는 다른 갱단의 조직원이라는 말을 지역 경찰로부터 전해 듣고 모두 살해했다는 갱단 조직원의 진술을 근거로 제시했으나, 정부의 은폐·조작 등의 의혹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피살된 학생들의 부모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아직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정부 당국은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2주기를 앞두고 지난 25일 게레로 주도 칠판싱고에서 열린 진상규명 촉구 집회를 강제진압하고 일부 참석자들을 연행했다.

피살 학생 부모를 비롯해 아요치나파 교대생들은 이날 오후 멕시코시티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국제인권단체들도 멕시코 정부가 진실 규명은커녕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역 경찰은 물론 연방 경찰이 연루됐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면서 불똥이 튈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것이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정부가 이번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려는 의지는 물론 능력조차도 없다는 비판까지 나오기도 한다.

미주기구(OAS) 산하 미주인권위원회(IACHR)는 지난 4월 기자회견을 열어 멕시코 정부가 자신들의 교대생 집단 실종ㆍ피살사건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바람에 진실 규명을 할 수 없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미주인권위는 특히 사건 현장 보고서를 작성한 연방 검찰이 최소한의 국제 기준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주기를 앞두고 교대생 집단 실종ㆍ피살사건의 수사책임자였던 토마스 세론 연방 검찰 범죄수사국장이 돌연 사임했다. 세론 전 국장은 교대생 가족들로부터 부실 수사, 은폐 의혹 등을 이유로 줄기찬 사퇴 압력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는 사임 직후 니에토 대통령에게 자문 역할을 하는 국가 공공안전보장회의의 기술 사무국장으로 임명됐다.

피살 학생의 부모들은 사건 조작과 은폐를 주도하던 인물을 영전시켰다고 반발하며 정부와의 대화를 중단했다.

니에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살인과 납치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 치안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멕시코 정부에 따르면 올해 1∼6월에 9천413명이 피살돼 작년 동기보다 15.4% 증가했다.

현지 주간지 세타가 지난 5월 멕시코 연방 정부의 공식통계와 32개 주에서 보도된 뉴스를 토대로 자체 추산한 결과, 2006년 12월부터 2015년 11월 사이에 18만5천 명이 살해된 것으로 집계됐다. 니에토 대통령이 취임한 2012년 12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6만5천209명이 목숨을 잃는 등 한 해 평균 2만2천 명이 피살된 것으로 조사됐다.

멕시코 비영리 기구인 '납치근절을 위한 시민모임'의 집계를 보면 니에토 대통령이 취임한 2012년 12월부터 올해 4월 사이에 보고된 납치 건수는 모두 7천556건에 달했다. 이는 하루 평균 6명이 납치를 당하는 셈이다.

실제 최근에는 베라크루스와 미초아칸주에서 일주일 사이 신부 3명이 잇따라 납치돼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해 현지 사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2006년 이후 멕시코에서 살해된 신부의 수는 최소 31명으로 파악된다.

penpia21@yna.co.kr

☞ 히딩크 "4강 신화 재현 힘들어…한국팀 다시 맡고 싶지 않다"
☞ "성경험 여부가 성폭력 대응에 차이"…성폭력 재판부 맞아?
☞ 중학생이 교내 화장실서 같은반 친구에게 칼부림
☞ "가수 비가 계약서 위조" 무고한 전 여성 세입자 징역10월 집유
☞ 치약 11종 '가습기살균제 성분' 함유…긴급 회수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