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동빈 회장 횡령 500억, 배임 1250억 혐의 적용"
롯데그룹 비리를 수사해 온 검찰이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17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신 회장이 2005~2013년 전국의 롯데시네마 내 매점을 서씨 등 총수 일가에 불법 임대하고 일감을 몰아줘 770억원대 수익을 올리게 한 것과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에 480억원대 손해를 끼친 것 등에 대해선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롯데케미칼의 270억원대 소송 사기, 롯데건설의 57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에 대해 검찰은 “신 회장이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단서가 부족해 일단 영장범죄사실에서는 뺐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의 구속 여부는 28일 오전 10시30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신 회장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해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 결정은 김수남 검찰총장이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었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 대상자가 누구든 공정한 법 집행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론과 신 회장 구속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견해를 충분히 고려했고, 전자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사팀 관계자도 “김 총장이 고심 끝에 롯데 일가의 혐의를 총수 일가의 ‘사적 비리’로 판단 내리면서 수사팀이 중요 사건 처리 기준에 맞춰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수사는 김 총장 취임 후 처음 이뤄진 재벌 수사였다. 이에 따라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재벌 총수 봐주기’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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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신 회장의 영장실질심사를 전후로 총수 일가를 순차적으로 불구속 기소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서씨에 대한 기소를 시작으로 신 총괄회장, 신 전 부회장 등 총수 일가를 재판에 넘기겠다”고 말했다. 향후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혐의로 이미 기소된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포함해 일가 5명이 동시에 법정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허수영(65) 롯데케미칼 사장 등 고위 임원 3~4명도 불구속 기소하되 강현구(56) 롯데홈쇼핑 사장 등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
오이석·현일훈 기자 oh.i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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