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도 숨겨지는 '렌털'?..얼음정수기 이물질 파동 쟁점은

양종곤 기자 2016. 9. 2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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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나이스 제품서도 '이물질' 검출.."관리 소홀" 제품 구조결함 가능성..'관리공백' 렌털판매 우려
7월 청호나이스 사과문. 자료 = 청호나이스 홈페이지. © News1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얼음정수기의 이물질 검출 파동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얼음정수기는 제품 생산 단계부터 판매 방식, 사후 관리까지 전반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렌털은 제품 결함과 회사의 관리소홀이 묻힐 수 있다는 단점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제빙특성·밀폐형…"전제품 이물질 검출 가능성"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웨이의 일부 얼음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된데 이어 청호나이스의 제품에서도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사례가 온라인 상에서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정수기의 이물질 검출 사례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제품 구조, 공급받는 수로 상태, 제품 관리 방식, 사용 환경 등 이물질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특히 최근 문제가 불거진 얼음정수기의 경우 제품 구조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분석이 많다.

우선 이달 초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웨이의 얼음정수기 3종은 얼음을 만드는 증발기, 히터 등이 니켈로 도금됐다. 이 장치는 저온과 고온상태를 오고가면서 얼음을 만든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니켈 도금이 떨어져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제빙기의 일반적인 원리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는 온라인 상에서 '문제가 된 정수기 외에 니켈이 검출됐다'는 사례글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배경 중 하나다. 정수기 관리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얼음정수기의 제빙원리 상 '니켈 검출 가능성이 제로'라고 자신할 수 있는 제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얼음정수기가 제대로 관리되기 힘들다는 구조로 제작됐다는 점이다.

일명 '콧물'로 불리는 이물질이 검출된 청호나이스의 얼음정수기는 제빙기와 아래 물통이 밀폐형으로 설계됐다. 이는 뚜껑만 열면 물통이 육안으로 보여 이 부분을 세척했던 일반정수기와 다른 형태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제품을 밀폐형으로 만든 이유는 개방시 공기 유입으로 인한 곰팡이 증식 등의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며 "최근 사례를 보면 관리가 되지 않는 곳에서 이물질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제품은 전문가도 관리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A씨는 "우리와 같은 전문업체가 얼음정수기 내부를 청소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정수기 관리기사가 이 부품을 해체해서 물통까지 청소한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제품안전정책국장이 12일 정부세종청사 산자부 기자실에서 코웨이 3종 얼음정수기 제품결함 조사결과 정부합동 발표를 하고 있다. 2016.9.1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관리 일임' 렌털…부실 관리시 소비자만 '봉'

정수기 이물질 검출 파동이 반복되는 근본적인 이유를 '렌털 방식'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수기 렌털은 고객 입장에서 일시불로 제품을 구입하기 보다 비용을 절감하고 관리 불편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렌털회사들은 주기별로 관리기사를 통해 이뤄지는 사후서비스를 내세웠다. 그 결과 렌털은 코웨이, 청호나이스 등 정수기 회사의 일반적인 판매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이는 렌털이 제품 관리 미흠을 고객이 인지하기 쉽지 않다는 단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매월 3만~5만원 렌털료는 내는 고객이 추가로 자비를 들여 제품 점검 및 관리에 나설 가능성도 낮다.

여기에 이물질 검출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회사의 대처 방식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렌털회사는 제품 상 문제에 대해 렌털료 환불이나 제품 회수를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게다가 렌털은 대면판매와 지속적인 방문 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과 판매직원의 유대감이 다른 판매방식 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즉 얼음정수기 파동이 국민적인 관심사가 되지 않았다면 개인고객의 문제제기 정도에 그쳤을 가능성이 보이는 대목이다.

A씨는 "얼음정수기에 대한 보도가 여러 차례 나왔지만 문의는 평월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매월 렌털료로 5만원을 내고 관리를 받는 고객 입장에서 우리와 같은 업체에 추가비용을 지불하고 청소를 맡기겠냐"고 반문했다.

◇'민원 빗발' 업계 "개별 사례, 전체처럼 확대" 불만 업계도 할 말이 있다. 업계에서는 정수기 이물질 검출 논란이 불거지는 '패턴'에 대해 불만과 어려움을 호소한다. 정수기 사용이 보편화되다보니 각양각색의 예기치 못한 민원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정수기 위해 관련 민원은 2010년 106건에서 2014년 808건으로 약 8배 급증했다. 사례 유형 별로 보면 검은 가루, 부유물이 발견됐다는 이물질 관련 민원이 73%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대부분 통상적인 렌털 기간인 3년 이상 제품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건강과 직결되는 '물'을 판매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1건의 사례도 신뢰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민원까지 반복되다보니 업체 입장에서는 사고나 결함에 대한 명확한 인과관계없이 고객의 추측성 문제제기나 의심에 대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체 입장에서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지만 모든 얼음정수기는 이물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단 개별 고객이나 제품의 문제일 수 있는 상황까지 전 제품의 문제인 것처럼 매도되는 상황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gg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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