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배 넘쳐나".. 조선사 수주가뭄 더 길어진다

안태호 2016. 9. 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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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발주 중단" CMA CGM.하팍 로이드 역시 M&A로 성장전략 전환

머스크 "발주 중단" CMA CGM.하팍 로이드 역시 M&A로 성장전략 전환

글로벌 해운사들이 연이어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으로 '더 이상 선박 발주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수주절벽에 직면한 조선업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사들이 잇따라 경쟁력 확보의 키를 '신조발주'에서 '인수합병(M&A)'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선박 대형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세계 1위 선사 덴마크라인을 소유한 A P 뮐러·머스크 측은 "이미 시장에 배가 너무 많다. 새 선박을 주문하는 건 말이 안된다"며 "인수를 통해서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선사 CMA CGM(세계 3위)과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세계 6위)도 최근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배 넘쳐나 선조 발주는 무의미

이같이 글로벌 선사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으로 방향을 돌린 것은 이미 해운시장에 배가 넘쳐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 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2011년 컨테이너 수급지수는 89에서 지난해 80.7로 크게 하락했다. 이 지수는 수급 균형점을 100으로 정하고 이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선박 공급이 물동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전 세계 선박공급이 물동량 증가를 크게 넘어선 상황인 것이다.

클락슨은 2017년 예상 지수를 2015년과 대비해 다소 증가한 81.9로 밝혔지만 여전히 80 초반에 머물러 있어 수급 전망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으로 인해 전 세계 해운관련 산업이 재무구조가 악화된 선사에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어 해운업계의 인수합병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마저 채권단의 지원 중단으로 파산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M&A통해 상위권 선사 중심으로 재편

업계에서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재무구조 악화로 자율협약에 들어갔음에도 화주들이 두 회사를 신뢰했던 것은 '설마 정부에서 두 해운사를 포기할까'하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보고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제 특정 해운사의 재무구조가 악화될 경우 화주들은 짐을 싣지 않고 터미널과 하역 업체들은 서비스 제공하기를 꺼리게 돼 쉽게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며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해 해운업계가 세계 상위권 선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인수합병을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은 당연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운업계의 움직임에 조선업계는 수주절벽이 더욱 장기화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미 컨테이너선 발주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클락슨에 따르면 1만2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은 2015년 91척(161만4000TEU)이 발주됐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단 5척(7만TEU) 만 발주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과잉이 해소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선업계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면서도 "당장 수주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글로벌 해운사들이 선박 발주를 하지 않는다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어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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