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빈소 앞에 나타난 '대한문 그 사람'

지유석 입력 2016. 9. 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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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영 제1기동단장'이 현장 통제.. 경찰과 시민 충돌 가능성 여전

[오마이뉴스 글:지유석, 편집:박정훈]

고 백남기 농민이 숨을 거둔 25일(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인근엔 대규모 경찰병력이 투입됐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병력 규모는 3600명에 달했다고 한다. 그 가운데 낯익은 경찰 지휘관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최성영 현 서울지방경찰청 제1기동단장(총경)이다.

 최성영 서울청 제1기동단장이 고 백남기 농민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25일 모습을 드러냈다.
ⓒ 지유석
2011년 이후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했던 이들에게 최 단장은 아주 익숙하다. 최성영 단장은 2011년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으로 부임해 2014년 총경으로 승진하기까지 3년 동안 각종 집회와 시위 경비를 맡으면서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2013년 4월의 일이다. 당시 서울 중구청은 대한문 바로 앞에 마련된 쌍용차 해고 노동자 추모 분향소를 철거하고 화단을 꾸몄다. 당시 경비과장이던 최 단장은 철거를 수수방관했고, 오히려 여기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을 연행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의 취재를 막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쌍용차지부와 쌍용차범대위 등의 집회신고는 무조건 금지시키는가 하면, 적게는 1개 부대, 많게는 15개 경찰 부대를 주변에 배치하고, 하루 평균 3~4개 부대를 대한문에 24시간 상주시켜 주변을 감시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해프닝도 없지 않았다. 

그해 7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아래 민변)은 철거가 이뤄진 대한문 광장에서 집회신고를 했다. 이때 경찰은 화단 앞 공간에 질서유지선을 세워 민변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때 민변 측은 "현행법상 민간인이 현행범을 체포할 수 있다. (최성영) 경비과장은 합법적으로 허가된 집회를 방해한 현행범"이라며 최 총경을 결박하기도 했다. 이때 최 단장은 "당당히 검찰 조사를 받겠다"며, 수십 미터를 걸어갔다. 이른바 '셀프 연행'이었다. 

경비과장에서 경찰서장, 이어 기동단장으로 영전 

최 단장은 2014년 총경으로 승진해서 충남 보은경찰서장으로 있다가, 올해 1월 서울지방경찰청 제1기동단장으로 임명됐다. 기동단의 임무는 도심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시위 진압이다. 최 단장 인사를 두고 그간 보여준 시위 '관리' 능력을 경찰 수뇌부가 높이 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성영 서울청 제1기동단장이 고 백남기 농민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25일 모습을 드러냈다.
ⓒ 지유석
최 단장은 고 백남기 농민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냥 있었던 게 아니라 현장 병력을 총지휘했다.

제1기동단에 전화로 문의한 바,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제1기동단 병력과 각 경찰서에서 차출한 병력을 서울대병원에 투입했다고 답했다. 경찰 수뇌부가 1기동단 뿐만 아니라 각 서에서 병력을 끌어모으고 최 단장에게 현장 지휘를 맡긴 이유는 뭘까. 일각에선 그의 등장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일단 26일 서울중앙지법은 경찰이 검찰을 통해 청구한 백씨의 시신 부검과 진료기록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 검증영장을 기각했다. 그럼에도 아직 안심하기엔 일러 보인다.

백남기대책위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현재 영장 재청구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지만 언제든 재청구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지키는 투쟁을 지속할 것이며, 조문과 빈소를 지키는 투쟁을 위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와줄 것"을 당부했다. 

일단 경찰은 45개중대(약 3600명)를 철수시키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그러나 검·경이 부검 영장 재신청을 26일 중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라, 경찰과 시민 사이에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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